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당선인. 박종민 기자6.1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격전지 석권을 기대했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뼈아픈 '옥에 티'가 남은 셈이고, 최악의 상황은 피한 민주당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까스로 '체면 치레'는 할 수 있게 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일 오전 7시 20분 기준 경기지사 선거는 개표가 99.67% 진행된 가운데, 김동연 후보가 49.05%를 득표해 당선이 유력시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는 48.91%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두 후보의 격차는 0.14%p에 불과하다. 개표가 시작된 이래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시종일관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이날 오전 5시 32분쯤 김동연 후보가 첫 역전을 이뤄냈고, 격차를 꾸준히 벌려나갔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은혜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45분쯤 캠프 사무실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김동연 후보께 축하드린다"며 "경기도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 좋은 도정으로 경기도민 여러분들께 보답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국정 안정론에 기반해 호남과 제주를 뺀 나머지 지역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최대 격전지 경기도를 놓쳤다는 점에 아쉬움이 진할 수밖에 없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말처럼 "가장 요충지라고 생각했고, 당력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의 대변인을 지냈던 김은혜 후보는 말 그대로 '윤심'을 업고 출마했기 때문에 경기도 탈환은 전임 정부 실정에 대한 심판이자, 향후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상징과도 같은 의미를 갖는데, 결국 패배하며 압승 분위기에 옥에 티로 남게 됐다.
다만, 경기 지역은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5.32%p 차이로 밀렸던 지역이기에 대선 이후 1달만에 일정 부분 표심 변화가 확인됐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기 서부권 등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확실한 반전을 얻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 연합뉴스일각에서는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5만표 이상을 얻은 점을 들며 보수 단일화 무산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다만, 국민의힘은 강 후보와 손을 잡을 경우, 오히려 중도층 이탈과 민주당 지지세력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진지한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참패 분위기였던 민주당은 경기도 수성으로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만 사수했던 것처럼 이번엔 민주당이 자칫 호남에서만 광역단체장을 배출할 뻔 했지만,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셈이다.
다만,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상임고문을 즉각 등판시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등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재명 효과'를 노렸음에도 간신히 경기도를 지킨 것이기에 당 쇄신 요구가 향후 강하게 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2일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당 수습 방향을 논의할 예정인데, 지도부 총사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