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김포공항.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꺼내든 '김포공약 이전' 공약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도부와 지역 후보들, 의원들까지 합세해 총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슈가 경기와 제주뿐 아니라 전국 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타삼피'의 호재로 보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을 후보는 30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규탄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단 한 명의 방탄복귀를 위해 계양구민, 서울시민, 제주도민, 경기도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계양을 호구로 보고 국민을 볼모로 보는 것이 김포공항 이전의 본질"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세훈 후보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나온 지 사흘밖에 되지 않았다. 송영길, 이재명 두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서울시의 미래가 그렇게 가볍게 느껴지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대전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수직 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대형 여객기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지난 대선 때 기축통화를 운운하던 경제적 허언증이 이제는 교통 분야로 전파됐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 비판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이준석 대표다. 지난 27일 김포공항 공약이 나온 이후 나흘 사이 그가 쏟아낸 페이스북 게시물만 20여건에 달한다. 이 대표는 이날도 글을 올려 "돌출 행동하는 후보 때문에 민주당 후보들 여럿 골치 아플 것"라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지난 28일에는 제주를 긴급 방문해 "제주관광을 말살하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위 송석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 이동권을 볼모로 잡고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행패를 보이고 있다"며 "표 계산만 앞세운 가당찮은 주장"이라고 혹평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직접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경기와 제주 지역뿐 아니라 전국구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공항 이슈가 지역을 넘어 전국적 쟁점이 되며 선거 막판 민주당을 공격할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는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지역이고 제주 또한 민주당의 몇 안 되는 우세지역인 만큼, 김동연 후보와의 공약 엇박자와 제주 관광 경제에 미칠 타격을 부각한다는 전략이다.이같은 총공세에 민주당은 아직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자신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캠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천공항으로 통폐합할 경우 제주 관광 산업이 영향을 받는다, (는 국민의힘 측 주장은) 저는 좀 모자란 생각이거나 악의적 선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포공항 이전과 서울서부권 개발 등 이 후보와 정책협약을 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공약단계"라면서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할 것"이라며 추진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와 제주도당이 공개적으로 김포공항 이전 공약 철회를 요구한 데 이어 이날은 "
중앙당 공약은 아니다(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라고 당 차원에서 선을 긋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