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 제공 연극 '햄릿'이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한다. 6년 만의 귀환이다.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공연한 '햄릿'은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연극계 원로 9명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연일 매진 사례를 이뤄 1회 앵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역시 박정자, 손숙, 정동환, 전무송, 권성덕,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등 내로라하는 연극계 원로배우가 총출동한다. 2016년과 달라진 점은 젊고 실력 있는 배우들이 대거 가세했다는 것.
원로배우들은 클로디어스부터 유령, 무덤파기, 배우 1~4까지 작품 곳곳에서 조연과 앙상블로 참여한다. 대신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 등 젊은 배우가 햄릿, 오필리어, 레어티즈, 호레이쇼 등 주연으로 활약한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박명성 프로듀서는 25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6년 전과 달리 선생님들은 빚나는 조역과 단역으로 물러나고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세대를 융복합하는 작품이다. 기꺼이 주연을 내준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세대공감 캐스팅'에 대해 흐뭇하고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박정자(배우 1·극중 극 배우 왕 역)는 "전무후무한 작품이다. 배역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명 밖에 비껴 있더라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저는 단역·조역을 많이 한 배우라서 그 배역의 소중함을 안다"며 "80살이 넘으니까 대사 외우기가 어려운데 (이번 작품에선) 대사가 적어서 좋다"고 웃었다.
김성녀(거투르드 역)는 "대사 한 두 줄이지만 6~7시간씩 연습하면서 행복해하는 선배님들 보면 뭉클하고, 누를 끼칠까봐 열심히 연습하는 후배들 보면 든든하다. 이 작품이 성공하면 더 자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건형(레어티즈 역)은 "6년 전 '햄릿' 공연을 관람하면서 '저 무대에 소품으로라도 출연하면 행복하겠구나' 생각했다. 직접 참여하게 되어 기분 좋다"고 했다. 김수현(호레이쇼 역)은 "선생님들이 여전히 무대 위에 존재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햄릿 역의 강필석. 신시컴퍼니 제공 이번 공연에서 햄릿 역은 강필석이 맡는다. 강필석은 "선생님들과 대사 섞고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복받은 배우"라며 "첫 리딩 때 박정자 선생님이 첫 대사를 하는데 심장이 너무 뛰었다. 한없이 긴장되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필석은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넘나드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썸씽로튼', '번지점프를 하다', 연극 '아트',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 출연했다.
손진책 연출은 "강필석과 공연하는 건 처음이지만 그동안 서온 무대를 봤고 주변에서 추천도 많이 했다"며 "이 출연진으로 작품이 성공 못하면 죄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격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유인촌은 6년 전 햄릿 역을 연기했다. 이번엔 햄릿의 비정한 숙부 클로디어스 역을 맡아 햄릿의 대척점에 선다. 그는 "배우인생에서 햄릿을 6번 연기했다. 6년 전에도 햄릿 역은 좀 무리라고 생각했다"며 "저한테 악역은 또 다른 도전이다. 복수를 당해도 끝까지 버티는 나쁜 놈의 전형을 잘 표현해 보겠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을 5막에서 2막으로 축약했다. 손진책 연출은 "키워드는 '죽음 바라보기'다.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