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배는 '쑥' 영양은 '뚝'…칼로리 숨긴 배달앱들

'음식 칼로리, 성분 정보는 어디에?'
 
배달앱에서 실종된 영양 성분 분석표. 불러도 대답 없는, 소리 없는 메아리는 우리들에게 비만·영양 부족 등 건강 적신호라는 혹독한 결과를 안겨줬습니다.
대부분의 배달앱들은 배달되는 음식들의 열량(칼로리)을 비롯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나트륨 등의 영양 성분을 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배달 음식은 상대적으로 고열량인 데다 당·나트륨·동물성 지방의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비만을 비롯해 영양 불균형을 불러오는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건데요. 여기에 원산지 표기도 정확하지 않아 고객들의 혼란은 가중될 전망입니다.
 

외식 줄어드는데…배달앱 의지하는 가게 사장님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조치로 외식 소비는 줄어든 반면, 배달 소비가 늘어나면서 배달앱에 의지하는 가게 사장님들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1분기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9조 128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8% 증가했습니다.
특히 음·식료품(6조 9294억원)과 음식 서비스 거래액(7조 135억원)이 1년 전보다 각각 17.4%, 20.5% 늘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배달앱 플랫폼에 의지하는 업체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농림축산식품부의 '빅데이터 활용 외식업 경기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배달앱 매출은 1조 6328억으로 전월대비 2904억원 늘면서, 외식업 전체 매출액의 16.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오프라인 외식 이용이 감소하면서 배달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경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1분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재택치료자와 자가격리자가 늘다 보니 음식료품과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만 환자 2배↑·영양결핍↑…"인스턴트·배달 음식 영향"

코로나 시국, 배달 음식이 주는 편리함의 이면에는 비만과 영양 결핍 환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비만 환자는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영양 결핍 환자도 덩달아 늘었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야외 활동이 줄고 배달이나 인스턴트 음식 등 섭취가 늘어난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2일 최근 5년(2017년~2021년) 영양결핍과 비만 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2021년 영양결핍 환자수는 33만 5441명으로 2017년의 14만 9791명에 비해 123.9%(연평균 22.3%) 증가했습니다. 비만 환자수도 3만 170명으로 2017년에 비해 101.6%(연평균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일상생활 변화로 "인스턴트 음식 등 섭취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21.5%였습니다. "배달음식 섭취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도 38.5%에 달했습니다. 반면 52.6%는 "걷기, 운동 등 신체활동이 줄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원산지 표기만? 배달앱 메뉴에 영양정보 '실종'

앱을 통해 배달되는 음식들의 칼로리,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나트륨 등 정보를 찾을 수 없다 보니, 건강을 생각하는 이용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가게들이 메뉴들의 원산지 정보를 표기하고 있지만 간단한 정보 제공에 그치고 있는 수준인 데다, 원산지 표기 공간에 국가 두 곳 이상을 혼용하면서 고객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배달앱으로 음식을 구매한 이용자 500명에게 '배달앱에서 반드시 제공되길 원하는 정보'를 주관식으로 물었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매장 내부 사진, 음식 사진, 후기와 함께 1일 섭취 권장량 대비 함량, 당·나트륨 함량 수준,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경고 주의 등 영양 정보를 꼽았습니다.
'배달앱 이용시 확인하려고 노력하는 정보'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에서도 소비자들은 원산지 정보(3.09점), 원재료(2.99점), 함량(2.74점) 등 영양 정보를 찾는다고 답했습니다.
 

'영양성분표시' 모든 식당 의무 아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0개 이상 매장을 가진 햄버거·피자 등의 프랜차이즈 업체에 영양성분과 알레르기 유발 원료를 표시하도록 했는데요.
지난해 7월부터 햄버거 등 조리·판매업소, 영양성분 표시 의무 대상 가맹점이 50개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소들은 제품의 열량, 단백질, 포화지방, 당류, 나트륨 등 영양성분 5종과 알레르기 유발 원료 22종 등을 표시해야 합니다.
    
배달업체인 배달의민족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영양성분 및 알레르기 유발 식품 의무 표시 대상에 해당되는 프랜차이즈 사장님들은 '배민' 앱을 포함한 온라인을 통해 고객이 주문한 경우, 해당 화면에 기재된 메뉴명과 가격표시 주변에 영양성분과 알레르기 유발 식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제공 의무가 있는 영양성분이란 열량, 당류 단백질, 포화지방 나트륨 등입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는 '알류(가금류만 해당),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류(이산화황이 10mg/kg 이상인 경우), 호두, 닭고기, 쇠고기, 오징어, 조개류(굴, 죽복 홍합 포함), 잣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사장님 정보 표시' 가이드라인 캡처 배달의민족 '사장님 정보 표시' 가이드라인 캡처 
배민측은 또 "앱을 이용하는 사장님들이 손쉽게 배민 셀프 서비스에서 영양성분 및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입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정보 표시를 누락할 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제29조 제2항에 따라, 영양성분을 전부 표시하지 않거나 과학적인 자료 없이 임의로 표시한 경우 최대 6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며 "영양성분 및 알레르기 표시 기준과 방법에 맞게 표시하지 않을 때에도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처럼 배달앱 측은 입점 업체의 올바른 영양성분 및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앱에 표시하길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원산지 표기를 부실하게 표기한 가게도 많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분식 판매 A업체는 라볶이, 비빔냉면, 유부우동, 쫄면, 불고기 외 13가지 종류의 김밥 등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산지 표기를 확인해 보면 쌀(국내산), 돼지고기(국내산)이라고 간략하게 적혀있습니다.
원산지를 표기하긴 했지만, 부적절하게 쓴 사례도 발견됩니다. 스파게티를 판매하는 서울 노원구 B업체는 원산지 표기란에 베이컨을 (미국산, 네덜란드산)으로 명시했습니다.
미국산과 네덜란드산을 같이 쓸 경우 '베이컨(돼지고기, 미국산과 네덜란드산을 섞음) 이라고 적는 게 올바른 표기법입니다.
지난주에 쓴 밀가루가 미국산, 이번주에 쓴 밀가루가 네덜란드산이라면 지난주엔 '베이컨(돼지고기, 캐나다산)', 이번주엔 '베이컨(돼지고기, 미국산)'이라고 원산지 표기를 바꿔야 합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 현황…'건강' 기준은 뭘까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12~49세 여성은 필요한 양보다 적은 에너지를 섭취하는 반면, 중년 남성은 과잉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보면 19~29세 여성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는 2000㎉이지만, 평균 섭취량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1794㎉로 나타났습니다. 또 75세 이상의 여성도 필요량인 1500㎉보다 적은 1305.4㎉를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50~64세 중년 남성은 하루 평균 에너지 필요량인 2200㎉보다 많은 2325.5㎉를 섭취하고 있었습니다.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는 모든 고객들이 영양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영양성분표를 작성하는 일.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첫걸음인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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