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측 경축사절단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과 접견하는 모습.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5개국 축하사절단을 접견하며 본격적인 외교전에 시동을 걸었다.
해외 축하사절단 접견 순서는 미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싱가포르 순서였다. 중국이 상당히 후순위에 배치된 점이 눈에 띈다. 한미일 삼각 공조를 강조했던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나고 집무실로 돌아온 오후부터 외국 사절단을 만나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할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축하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미국의 '세컨드 젠틀맨'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를 접견하는 모습.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가장 먼저 미국 축하사절단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컨드 젠틀맨(부통령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단장을 만났다. 엠호프 단장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70년 역사의 한미동맹은 동북아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었다"며 "미국의 여러 동맹 중에서도 한미 동맹은 가장 성공적인 모범 사례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격상과 포괄적 전략 동맹의 발전을 기조로 하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대목이다.
엠호프 단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여 일 뒤 방한해 윤 대통령을 만나기를 굉장히 고대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으로부터 기시다 총리의 취임 축하 친서를 전달받는 모습.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바로 이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접견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총리를 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담에서는 강제징용 배상판결부터 한일 항공 노선 일부 구간 재개 등 다양한 현안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을 접견하는 모습.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4강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중 중국 사절단을 가장 마지막으로 만났다.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마지막에 만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왕치산 중국 부주석을 만나 "당선된 이후 시진핑 주석이 친서도 보내고 직접 축하 전화도 했다"며 "오늘 취임식에 부주석이 직접 와주셔서 기쁘고, 한중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뜻을 잘 알겠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시 주석님께서는 (윤) 대통령이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시는 것을 환영한고 초청한다"고 말했다.
다만, 왕 부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저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민감한 문제를 타당히 처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중국 측은 한반도 남북 양측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진정으로 지지하고 소통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왕 부주석이 언급한 '민감한 문제를 타당히 처리하는 것'은 중국이 통상적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를 일컬을 때 쓰는 표현이다. 윤 대통령이 선거 운동 당시 사드의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점을 염두에 둔 '뼈 있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측 경축사절단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과 접견하는 모습.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밖에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을 만나 국방과 방산, 수소, 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논의했고,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의 정상 환담에서는 국내 기업의 싱가포르 진출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