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 스틸컷. CJ ENM 제공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한국 대표 배우 송강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자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브로커'가 예비 관객들을 위해 영화 소개 시간을 마련했다.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번째 한국 영화이자 배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등의 출연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브로커' 제작보고회에는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그리고 화상 연결을 통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제작보고회에 앞서 송강호는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을 추모했다. 그는 "며칠 전 비통한 소식으로 깊은 슬픔과 애통함 속에 이 자리에서 인사드리게 됐다. '브로커' 팀 전체를 대표해서 고(故) 강수연 선배님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 CJ ENM 제공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계적인 배우 송강호를 만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통산 8회, 경쟁 부문으로는 총 6회 칸 영화제에 초청되는 쾌거를 기록했다. 감독은 "칸영화제는 몇 번을 가더라도 긴장되는 곳인 거 같다. 큰 기쁨이기도 하다"며 "'브로커'로서는 최고의 월드 프리미어 장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송강호는 이번 작품으로 7번째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그는 "영광스럽게도 훌륭한 감독님,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작업하다 보니 이런 영광을 누리는 거 같다"며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최초로 한국 영화를 연출하고, 새로운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가게 되어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에 관해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도 베이비 박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다"며 "베이비 박스에 남겨진 아이를 둘러싸고 선의와 악의가 뒤엉킨 가운데, 아기를 둘러싼 각종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게 되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는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 우성을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역을 맡았다.
송강호는 "오래전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작품 세계를 너무 좋아하고 또 팬이기도 하고, 존경하는 예술가이기도 하다"며 "'브로커'를 하다 보니 따뜻함에서 시작해 냉정한 시선으로 이 사회와 우리가 서 있는 세상을 바라보게끔 영화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느낌에 처음부터 많은 감흥과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자 또 설레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영화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CJ ENM 제공'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는 등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한 소감에 관해 송강호는 "정말 자유롭고, 편하고, 무궁무진하게 배우의 감성을 존중해주고 끄집어내 주셨다"며 "배우들한테 다 맡기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 안에는 모든 게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겠지만, 작업할 때는 본인의 이야기보다 배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셨다. 정말 훌륭한 작업 형태였다"고 극찬했다.
감독 역시 송강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브로커' 촬영 시작 전 봉준호 감독과 식사하며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며 "당시 봉 감독님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셨는데, 외국에서 영화를 찍으며 불안한 마음도 있겠지만 현장이 시작되면 무조건 송강호 배우에게 맡기면 괜찮다고 하셨다. 송강호는 태양과 같은 존재기에 태양과도 같은 송강호로 인해 현장이 모두 밝게 비칠 것이고 촬영은 잘 될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작업해보니 실제로 그랬다"고 말했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 CJ ENM 제공 강동원부터 이주영까지…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선택한 배우들
강동원은 버려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은 상현의 파트너 동수 역을 통해 '의형제' 이후 12년 만에 송강호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이번 역할을 위해 보육원 출신의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아픔을 담아내려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느꼈던 건데 12년 전보다 호흡이 훨씬 잘 맞는 거 같은 느낌이었다"며 "나도 이제 많이 자라서인지 연기 현장에서도 호흡이 좋았던 건 물론이고, 좀 더 대화도 잘 됐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강동원을 두고 송강호는 "12년이란 짧다면 짧지만 긴 세월 동안 강동원이란 배우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가수 겸 배우 이지은(아이유)은 '브로커'에서 자신이 낳은 아기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함께하게 되는 소영 역을 맡아 보다 깊어진 연기를 선보인다. 이지은은 촬영 현장에서 대선배인 송강호에게 연기 칭찬받은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지은은 "영화 촬영 통틀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인생을 통틀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석양이 막 지고 있었고, 송강호 선배님께서는 촬영이 끝나서 퇴근하셔도 되는 상황인데 기다리고 계셨다. 내가 막 차로 뛰어가서 인사드렸더니, 그 신을 모니터 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시며 차가 멀어졌다. 그 장면이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고였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상세하게 떠올렸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 CJ ENM 제공해외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배두나에 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정말 빈틈도 없고, 허점이나 버릴 게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다시 한번 정말 대단하고 훌륭한 배우라고 느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두나는 '공기인형' 이후 12년 만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만나 브로커의 여정을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수진으로 변신했다.
수진을 믿고 따르며 함께 브로커 일행을 쫓는 후배 이 형사 역의 이주영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함께하고 싶다고 제안하며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이주영은 "형사 캐릭터라고 하면 많이들 상상하는 스테레오 타입이 있을 텐데, 감독님 영화에 존재하는 인물들은 모두 발견되지 않은 인간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형사 역시 무조건적인 수사 목적이 아니라 소영이 왜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는지 속사정에 대해 궁금해하고 이해하고 싶어 하는 면모가 있어서 이를 좀 더 발전시켰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브로커' 메인 포스터. CJ ENM 제공 "한국 관객에게 영화 선보일 날 기다려져"
마지막으로 송강호는 "우리의 삶에서 어떤 가치가 중요하고, 또 우리가 지금 어떤 걸 잃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국적과 아무 상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런 의미 있는 시간을 통해 완성된 영화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된다는 게 굉장히 흥분된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찾을 예비 관객들을 향해 "이번에도 어떤 여정을 통해서 유사 가족이 되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그 배경에는 가족을 포기한 사람, 여전히 가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갈구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런데 지금 영화를 다 끝내놓고 보니 한 생명을 둘러싼 이야기가 됐다. 태어난 생명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계의 보물과 같은 배우들과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제작진, 스태프와 함께했다. 스스로도 납득할 만한, 좋아하는 작품으로 완성됐다"며 "한국 관객에게 영화를 선보이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무척 기다려진다. 작품 개봉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영화 '브로커'는 오는 6월 8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