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 시내. 연합뉴스대만이 20여년만에 1인당 국민총생산(GDP)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차이잉원 총통은 4일 자신이 속한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을 인용해 올해 1인당 GDP가 3만6천 달러에 달할 것이라면서 19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지난 2년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인 방역으로 전 세계가 힘든 역경 속에서도 공급망 재편의 기회를 파악해 11년 만에 가장 좋은 결과를 창출했다며 모든 공로는 모든 대만인이 방역에 노력하고 정부가 경제 구조를 개선한 성과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의 산업이 상황 변화에 유연한 경쟁적 우위가 있으며 대만의 반도체 산업도 전 세계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모두가 방역을 위해 단결하면 대만 경제가 반드시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IMF는 지난달 낸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가 각각 3만4천990달러와 3만6천50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의 1인당 GDP 예측치는 3만9천240달러였다.
대만은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던 대만은 2003년에 1인당 GDP에서 한국에 역전 당했다.
하지만 TSMC로 대표되는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차이잉원 총통의 리더십,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등에 힘입어 최근 2~3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TSMC의 시가총액은 595조여 원으로 이미 3년 전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대만 증시의 지난해 전체 시가총액도 약 2797조원으로 한국의 2649조원을 제쳤다.
인구 2천300만 명인 대만은 지난해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8위를 기록하며 미국(10위)과 한국(23위)를 이겼다.
대만은 지난해 수출과 투자가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올해는 소비까지 회복돼 고른 성장이 예상된다.
대만의 2020년 기준 수출은 3,451억 달러로 6,693억 달러인 GDP에서 52%를 차지한다. 반도체는 대만의 효자 수출 종목으로 2021년 전체 수출의 35%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반도체 수요 증가 등에 따라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민간투자 활동도 활발해 기업의 투자 동향을 가늠하는 자료로 활용되는 1~11월 자본설비 수입이 전년 대비 41.9% 증가했다. 이 중 반도체 장비 수입액이 전체 자본설비의 평균 증가율보다 높았다.
한국의 통계청에 해당하는 대만 주계총처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민간 소비가 살아나면서 5.36% 성장할 것으로 지난해 말 내다봤다.
대만의 성공은 중국에 힘입은 바도 크다. 차잉잉원 총통 집권 이후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지만 대만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9년 1321억 달러에서 2021년 1888억 달러로 42.9% 증가했다.
대만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40.1%에서 2021년 42.3%로 오히려 늘어 대미 수출액을 초과했다. 지난해 미국 수출 비중은 14.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