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규 기자친구의 의붓아버지에게 성범죄 피해를 당하고 세상을 등진 '청주 여중생 사건'과 관련해 유족 측이 피해 학생의 죽음과 성폭력의 인과성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했다.
피해 학생 유족 측은 2일 청주 성안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인은 두 아이의 죽음이 자신과 연관성이 없다고 했다"며 "하지만 피해 학생과 친구들이 나눈 SNS 메시지를 보면 인과성이 명백히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친구들과 나눈 SNS 메시지를 최근 추가로 확보했다"며 "성범죄로 인해 오랜 기간 고민하고, 좌절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이 공개한 자료에는 피해 학생이 경찰 수사 단계부터 스스로 증거를 확보하려 하거나 극단 선택을 암시한 내용이 담겨 있다.
피해 학생은 한 친구에게 "더 얘기해봤자 말 안하고, 자기 아빠(피고인) 편 드는 OOO보면 마음만 아프다"며 함께 세상을 떠난 친구가 피해 증언을 하지 않는데 대해 원망을 토로했다.
또 다른 친구에게는 "저번에 OOO이랑 옥상에 올라갔는데 경비가 와서 죽지 못했다"며 극단 선택을 시도한 사실도 털어놨다.
유족 측은 이를 근거로 피해 학생이 성범죄 피해를 당한 게 죽음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청주시 오창읍 한 아파트에서 성범죄 피해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여중생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피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의 의붓아버지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