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항의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고 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이번 검수완박 정국에선 지난 27일에 이어 두 번째지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회기가 하루 만에 끝나면서 필리버스터 역시 자정이 지나 강제 종료될 예정이다.
여야는 필리버스터를 전후로 고성을 주고받으며 갈등이 폭발하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우선 민주당이 '회기 쪼개기'로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오늘은 문재인 정권의 대선 불복, 민주주의 파괴의 날로 기억될 게 분명하다"며 "필리버스터를 처음 하신 과거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이런 모습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검수완박 입법은 절차와 내용 면에서 모두 위헌"이라며 특히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 황운하 의원을 겨냥해 "최근 언론을 통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됐다면 절대 기소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지 상당히 의아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이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사, 기소가 분리됐다면 저는 절대로 기소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소라고 하는 결론을 정해놓고 짜맞추기 수사를 해서 억지로 기소를 한 사건"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회의장에 앉아있던 황 의원이 일어나 크게 반발하자 김 의원 역시 "언론에 나온 걸 읽은 것인데, 제가 각색을 하기라도 했나. 지금은 제 발언 시간"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후 김 의원은 민주당 측이 손가락질을 했다고 지적하며 "어디서 배운 버릇이냐. 국회는 손가락질을 하는 곳이 아니다. 후배 의원들이 배울 게 없다"고 재차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양측은 검찰청법 개정안 통과 전후에도 갈등을 계속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국회 자살행위를 방조했다며 항의하는 뜻으로 의장에 대한 인사를 거부했다. 박종민 기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오늘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서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당직자와 경호인들을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뒤돌아 의장석을 향해 "의장님,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 말씀해보십시오"라고 쏘아붙였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오후 3시 45분쯤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박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박 의장은 충돌 끝에 이를 뚫고 본회의장을 향했다. 이 과정에서 의장실 바로 앞줄에 앉아있던 여성 의원들이 의장실 직원들에게 밟혀 다치는 등 피해를 입었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들의 진단서를 발급받고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안건 상정된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병석 의장에게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박 의장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성 의원 일부가 다쳤다고 말했다"며 "진상을 조사하고,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회의 시작 직전엔 단상 근처야 여야 의원이 몰려가 서로 삿대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필리버스터에 김형동 의원에 이어 김미애, 박형수, 허은아 의원 등이 주자로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