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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신구권력 '실외 마스크 해제' 신경전이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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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거리두기 해제 이어 마스크 외부 의무 해제에 곳곳서 일상회복 선언
일상 못 돌아온 이들도…최근 10일 사망자가 유행 초 1년보다 많아
고령에겐 약해졌단 오미크론도 공포…사망자 10명 중 8명이 70세↑
실외 마스크 두고 벌어진 정부-인수위 신경전…상징성 다툼 의심도

연합뉴스연합뉴스
거리두기에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대부분 해제되는 등 일상회복을 위한 발걸음이 바쁘다. 하지만 사실 아직 일상과 멀리 동떨어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경제적 피해를 본 자영업자는 차치해도 2년 4개월의 유행 간 순수하게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사망자만 2만 2724명이다. 이들에게 일상회복이란 실현 불가능한 단어다.

이러한 피해는 사실 일상이 회복되고 있다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어진 지난 19일 "모두가 그토록 바라던 일상으로 돌아가게 돼 무척 감개무량하다"고 언급했던 때로부터 이날까지 열흘 동안 코로나19 사망자의 숫자는 1370명. 하루 평균으로는 137명씩 코로나19가 직간접적 원인이 돼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으로 유입된 2020년 1월 20일부터 2021년 1월 26일까지 약 1년 동안 누적 사망자가 모두 1371명이었다. 유행 초기라지만 당시 1년에 걸쳐 발생했던 사망자 수가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하는 지금 고작 열흘 주기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공동취재단사진공동취재단
젊고 건강한 이들에게는 백신만 맞으면 '독감' 수준이라던 오미크론조차 공포인 사람들도 있다. 노인들이 특히 그렇다. 이들에게 오미크론은 자칫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여전히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지난 23일 기준 코로나19 감염 시 사망에 이르는 비율을 의미하는 치명률은 전체 국민은 0.13% 수준이지만 고령층인 70대는 0.64%로 5배가량 높고, 80세 이상은 2.67%로 20배 가까이 높다. 80세 이상은 오미크론에 감염되면 100명 중 두 명은 사망한다는 뜻이다.

유행의 감소에도 이 연령대의 노인들, 특히 이중에서도 요양시설·병원 입소자는 여전히 일상이 두려운 이유다. 실제로 지난 한 주 동안 4월 3주 사망자 1135명 중 80대 이상이 61.4%(697명), 70대가 21.6%(245명)로 합치면 84%에 달했다. 고령층의 사망이 이어지면서 백신 접종과 치료제 보급으로 0.1% 이하로 떨어질 것을 기대했던 치명률도 0.13%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지침 변경사항의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지침 변경사항의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만명대 확진자와 백명 넘는 사망자가 계속됐던 이번주,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시점을 놓고 때아닌 기싸움이 벌여졌다. 다음주부터 의무 해제를 검토하던 현 정부와 5월 하순을 해제 시점으로 제안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이에서다.

은근한 물밑 신경전이 이어지다 결국 정부가 다음주부터 일부를 제외하고 실외 마스크 의무의 원칙적인 해제를 선언하자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성급하다", "과학적 근거가 명확지 않다", "공을 현 정부에 돌리려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며 갈등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인수위사진기자단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인수위사진기자단
사실 양 쪽 다 해제의 시점을 두고 각자의 근거를 대고 있지만 정부는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인수위는 5월 말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과학적인 설명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직접적으로 말은 못 해도 속내는 각자의 임기 내 '마스크 의무 해제 선언'이라는 성과를 내세우고 싶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이 짙었던 이유다.

2년 넘는 코로나19 유행을 대처해 온 현 정부도, 앞으로의 방역을 총괄할 새 정부로서도 '일상회복'의 상징을 쥐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겠다. 그럼에도 이날조차도 하루 136명이 코로나19로 일상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점을 생각해보면 일상회복이란 말의 뒷맛이 쓰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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