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41일 앞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홍보에 사용할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지사 후보를 뽑는 경선에 돌입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조정식 의원(가나다순)간 4파전이다.
21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22~25일까지 나흘 동안 1차 경선을 치른다.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가 없을 경우 1, 2위가 27~30일 결선투표를 한다. 여론조사 결과는 1차와 결선 모두 권리당원 50%, 안심번호 선거인단 50%를 반영해 합산한다.
현재까지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1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지만, 1차 경선 이후 나머지 세 후보간 이른바 '반(反)김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결선투표가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동연 캠프 "당심이 민심 이긴 적 없어" 자신감
결선투표를 요구해온 안 의원과 염 전 시장, 조 의원뿐만 아니라 김 전 부총리 역시 결선투표 실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네 후보 모두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경선을 흥행시켜 유권자들의 관심을 민주당쪽으로 끌고 와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결선투표는 어느 후보에 유리할까. 캠프들은 모두 각자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를 유지해온 김 전 부총리에 결선투표가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김 전 부총리측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창원 기자캠프 관계자는 "1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선투표를) 안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항상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한 만큼 받아들이고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후보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선거는 당심이 민심을 이긴 적이 없다. 민심은 (김동연 후보쪽으로) 거의 정리가 됐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높은 지지율을 앞세워 약점인 당내 지지기반을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같은 맥락에서 연일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들의 비위 문제를 공격하거나 '이재명 지키기' 선거라는 점을 부각하는 등 이번 경기지사 선거를 '대선 2라운드' 구도로 끌고 가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다만 1대3 구도가 격화할 경우 후보 선출 이후 원팀 구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캠프 관계자는 "대선 때도 원팀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1등 한 후보가 잘 품고 가야 본선 가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원 투표 달라" '반(反)김 연대' 가속화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결선투표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나머지 세 후보들도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4자 대결이 되면서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더라도 1차 경선에서 김 전 부총리가 과반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2, 3위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안 의원과 염 전 시장은 결선투표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지점에서 공동 전선을 형성해온 세 후보 중 누구든 2위로 결선에 진출할 경우 김 전 부총리에 맞선 '반(反)김 연대'가 가속화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염태영 후보와는 고등학교 동문이고, 주요 지지자들도 같이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조정식 후보와는 같은 친 이재명계 그룹인 만큼 자연스럽게 반김연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부총리와 달리 세 후보는 '정통 민주당'을 내세운 만큼 당원 투표에서의 우위를 기대하고 있다. 세 후보가 김 전 부총리의 '민주당 정체성'을 걸고넘어지는 것도 김 전 부총리와 민주당원을 분리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염 전 시장측 관계자는 "지역위원회에서 당원들을 만나보면 (수원시장을 했던) 검증된 사람이 해야지,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나오는 건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며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는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차 경선에서 1, 2위의 차이가 크지 않으면 결선투표에서는 당원들이 결집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 역시 결선투표가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선투표를 하게 되면 떨어진 후보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김 전 부총리를 상대로 정통 민주당 주자들이 똘똘 뭉쳐 결선에 올라간 후보를 지지선언을 하게 되면 그쪽으로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느냐도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1차 경선 결과와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비교우위에 대한 판단이 결선투표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