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연합뉴스2022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부진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5)은 반등을 노린다. 다음 상대는 개막 전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오전 4시7분(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 순서상 16일 오클랜드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16일 경기에 로스 스트리플링을 선발로 예고했다. 스트리플링은 당초 토론토의 선발진 5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지만 언제든지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경험많은 투수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하루 더 휴식을 취하고 시즌 두 번째 등판에 나서게 된다. 토론토는 류현진 뿐만 아니라 시즌 초반 유망주 알렉 마노아를 제외하고 고전 중인 선발투수들의 휴식 관리를 위해 임시 6선발을 채택했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3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4회에 집중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3⅓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6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는 텍사스에 6-12로 졌다. 류현진은 초반 폭발한 타선 덕분에 패전을 겨우 면했다.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맞대결 상대인 오클랜드를 상대로 통산 두 차례 등판했다.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7를 기록했다.
토론토 이적 후에는 오클랜드와 한 차례 만났다. 작년 5월 오클랜드 원정에서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6회까지 10득점을 몰아친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영화 '머니볼'로 대표되는 오클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꾸준한 강자다. 지난 4시즌 연속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세 차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020년에는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망이 밝지 않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맷 채프먼을 비롯해 맷 올슨, 크리스 배싯 등 연봉 인상이 불가피한 투타의 주축 선수들을 지난 비시즌에 대거 내보냈다.
스몰마켓 구단인 오클랜드가 긴축 재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오클랜드와 계약 기간이 남은 밥 멜빈 감독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클랜드에게는 멜빈 감독의 연봉 400만 달러가 부담으로 작용했고 어떠한 보상도 받지 않고 감독의 샌디에이고 이적(?)을 허락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개막 전 30개 구단 파워랭킹을 선정하면서 오클랜드를 20위에 올려놓았다. 토론토는 6위였다.
하지만 오클랜드는 2022시즌 초반 4승3패로 5할 승률 이상을 기록 중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4승2패)에 이어 서부지구 2위에 올라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한 개막 3연전에서 1승에 그쳤지만 아메리칸리그의 강호 탬파베이 레이스와 4연전을 3승1패로 마무리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방망이의 힘이 컸다. 오클랜드는 탬파베이와 4경기에서 총 31득점을 뽑았다.
표본이 적은 시즌 초반 기록이지만 오클랜드는 올해 왼손투수 상대 타율(0.244)이 오른손투수 상대 타율(0.200)보다 조금 더 낫다.
이름값이 높은 타자나 확실한 거포는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몰아치는 집중력이 좋았다. 탬파베이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3득점 이상을 뽑아낸 이닝이 무려 7번으로 많았다.
그래도 막강한 타선을 보유한 토론토의 전력이 한수위라는 평가지만 오클랜드가 탬파베이를 상대로 보여준 저력을 감안하면 방심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류현진이 반등에 성공해 최근 주춤하고 있는 토론토 선발진에 희망을 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토론토는 호세 베리오스와 연장 계약을 맺었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거물급 투수 케빈 가우스먼을 영입했다. 강속구를 뿌리는 일본인 좌완투수 기쿠치 유세이도 데려왔다.
하지만 토론토 선발진이 올해 7경기에서 따낸 선발승은 1승에 불과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6.28로 저조했다. 팀내에서 유일하게 선발승을 기록한 투수는 4선발 알렉 마노아였다.
첫 경기에서 나타난 류현진의 구위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공의 위력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핀포인트 제구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고전할 여지가 있다. 텍사스전에서 그랬다. 오클랜드전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