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KB스타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박지수 강이슬 허예은. WKBL 제공예상대로 국가대표 원투펀치 박지수와 강이슬의 만남은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했다.
청주 KB스타즈가 팀 통산 두 번째 여자프로농구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KB스타즈는 14일 오후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원정 3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78-60으로 누르고 3연승 무패로 정상에 등극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했던 '왕조' 우리은행은 박혜진, 김정은, 김소니아, 박지현 등을 앞세워 최강 KB스타즈에 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KB스타즈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KB스타즈의 위상은 우승후보에서 압도적인 우승후보로 격상됐다.
강이슬은 이날 3점슛 5개를 포함해 32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의 높이는 우리은행이 극복하기 어려운 벽과도 같았다.
박지수는 15득점 21리바운드 6블록슛을 기록하며 골밑을 장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차전에서 박지수를 비롯한 KB스타즈의 득점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던 지역방어 카드를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맨투맨 수비를 선호하는 지도자다. 그가 변화를 시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역방어를 준비했는데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는 현 리그에서 독보적인 높이의 박지수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위성우 감독은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KB스타즈를 제외한 5개 구단이 당분간 도전자의 입장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을 계속 시도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시즌 전부터 준비를 했을 정도로 박지수의 높이는 타구단의 경계대상 1순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은행의 지역방어도 통하지 않았다. KB스타즈도 만반의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2쿼터에 포인트가드 허예은이 3점슛 라인 바깥에서 올려준 고공 패스를 박지수가 공중에서 받아 앨리웁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은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보기 힘든 진풍경이었다.
또 KB스타즈의 압도적인 전력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우승 후 박지수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WKBL 제공
KB스타즈는 정규리그부터 압도적이었다.
팀당 30경기씩 치르는 정규리그에서 24경기 만에 1위를 확정했다. 역대 최소경기 정규리그 우승 신기록을 썼다. 23승1패의 성적으로 2016-2017시즌 우리은행의 종전 기록 25경기(24승1패)를 넘어섰다.
정규리그 시상식도 KB스타즈가 휩쓸었다. 박지수는 2년 연속 MVP를 받았고 득점상과 리바운드상, 2점 야투상, 우수 수비선수상, 윤덕주상(최고 공헌도)에 베스트5까지 7관왕에 올랐다.
박지수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한 강이슬은 나란히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3득점상과 3점 야투상 역시 강이슬이 가져갔다.
취임 첫 해에 팀을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김완수 감독은 지도상을 받았다.
KB스타즈는 4강에서 부산 BNK를 압도했고 우리은행마저 '스윕(sweep)'으로 밀어내면서 포스트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김완수 감독은 임달식(신한은행), 위성우(우리은행) 감독에 이어 부임 첫 시즌에 통합 우승을 달성한 역대 세 번째 사령탑이 됐다.
박지수와 강이슬이 팀의 중심을 잡았고 심성영, 김민정, 최희진, 염윤아, 김소담 그리고 올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한 가드 허예은까지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인 KB스타즈에게 적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