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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이 지명 타자라고?' 키움의 웃픈 현실과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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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반 전천후 역할을 해내며 키움의 하위 타선에서 붙박이로 나서고 있는 신인 박찬혁. 키움올해 초반 전천후 역할을 해내며 키움의 하위 타선에서 붙박이로 나서고 있는 신인 박찬혁. 키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키움의 시즌 2차전이 열린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이날 키움은 주전 포수 박동원이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했다.

키움은 이용규(좌익수)-김혜성(2루수)-이정후(중견수)-야시엘 푸이그(우익수)-송성문(3루수)-박동원(포수)-전병우(1루수)-김주형(유격수)-박찬혁(지명 타자)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지난해 팀 내 홈런 1위(22개) 박동원이 가세하면서 그나마 무게감이 더해졌다.

눈에 띄는 점은 9번 박찬혁이 지명 타자라는 것. 보통 지명 타자는 거포 유형으로 중심 타선에 배치되지만 이날 키움은 9번 타순에 배치했다.

선수층이 얇은 키움의 고민과 가능성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키움은 팀의 중심이던 박병호가 kt로 이적한 데다 내야수 김웅빈이 골절상으로 당분간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우리 팀 타선의 상황상 9번으로 지명 타자가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찬혁에게는 반대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신인으로서 주전 기회를 보장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층이 얇은 팀 사정이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박찬혁은 제몫을 해주고 있다. 2일 롯데와 홈 개막전부터 2안타를 몰아친 박찬혁은 전날에도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찬혁은 0 대 0으로 맞선 5회초 1사 2루에서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에게 3루 쪽 느린 땅볼을 쳤다. 그리고는 1루로 전력질주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삼성 신인 3루수 이재현도 달려나와 송구까지 수비가 좋았지만 박찬혁의 발이 빨랐다.

박찬혁이 만든 기회에서 베테랑 이용규가 중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려 승리할 수 있었다. 홍 감독은 "선두 타자 김주형이 안타를 치고 박찬혁이 전력질주한 것은 칭찬할 부분"이라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9번 지명 타자 박찬혁에 대해서도 홍 감독은 "이용규나 이정후가 휴식을 취할 때 외야도 가고 1루수도 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리고 좋은 선수가 경험을 빨리 쌓아 경기력을 보일 수 있게끔 성장하도록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타격 자질은 충분하고 9번이지만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초반 최소한 4, 5월을 버텨야 승부가 될 것 같다"면서 "어렵지만 선발진도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타선 밸런스만 맞으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때까지 박찬혁이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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