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중국이 군사 원조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확보했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EU 고위 당국자는 "EU 지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원조를 고려하고 있다는 아주 신빙성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모든 (EU) 지도자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한다"면서 "중국이 러시아의 요청을 받아들일 시 EU는 중국에 무역 장벽을 세워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위 외교관은 EU가 확보한 증거가 어떤 종류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도 지난 13일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 등의 지원을 요청했고 중국 역시 러시아의 지원 요청에 응할 의향을 내비쳤다는 보도를 했다.
서방에서 나오는 이런 보도가 사실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가 이런 뉴스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해가며 아니라고 부인하는 게 아니라 가짜뉴스라며 일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현재 스탠스로 볼 때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를 지지하거나 군사원조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특히 군사 원조는 중국이 중시하는 유럽연합 국가들과의 파탄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 더더욱 어려운 카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중국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러시아 지원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18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한 말 가운데 "우크라이나 위기는 우리가 보고 싶어 하지 않은 것이다. 국가 관계는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경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한 부분은 주목된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으로도 읽히고 있다. 이렇게 말해 놓고 러시아를 지원할 수는 없다.
판셴룽 주 우크라이나 중국 대사도 지난 14일 "중국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우호적인 국가"라며 "중국은 절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를 위해 참전할 가능성을 배제한 발언으로 받아 들여지는데 이를 확대하면 현 상황에서 러시아를 돕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왕이 외교 부장은 지난 7일 전인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회담을 추진하는데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고 국제 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중재를 수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말해 놓고 러시아 편에 서서 게임체인저가 될 경우 중국 사람들이 자주 쓰는 후과는 상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