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수습을 책임질 공동비상대책위원장직에 '26살 박지현' 카드를 꺼내 들면서 당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당내서 "이대남도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국민"
1996년생인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른바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추적단불꽃' 출신이다. 대선 막바지에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던 2030 여성들의 결집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청년 박지현이 아닌 '박지현 위원장'에 대한 당내 평가는 냉혹하다.
우선 민주당이 그의 영입으로 국민의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에서 불거진
'젠더 갈라치기' 프레임 덫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대남(20대 남성)'의 호응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박 위원장을 통한 '이대녀(20대 여성)' 표심 흡수로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빤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대남도 궁극적으로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국민이다"라며 "
비대위 임기도 제한돼 있어 박 위원장의 여성 정책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만 운영된다.
朴 "위기 해결 마음은 4선·5선 의원에게 뒤지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줌(ZOOM)을 통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과 26살이라는 어린 나이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비대위는 대선 패배 수습뿐만 아니라, 곧바로 치러지는 6·1 지방선거를 총지휘해야 한다. 당의 명운이 걸린 큰 이벤트를 앞두고 20대 정치 신인을 공동비대위원장에 앉힌 건 안이한 처사라는 당내 지적이 많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위원장도 지난 14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나이도 어린 게 뭘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은 것 저도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적어도 이 나라가 닥친 위기를 알고, 이 위기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4선·5선 의원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결의를 보였다.
의전 구설까지…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그럼에도 당 대표급 예우를 받는 20대 박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자칫 그의 정책과 비전마저 그가 처한 상황 때문에 묻혀버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가령,
당이 박 위원장에게 메시지·일정 담당 당직자를 비롯한 차량 제공을 검토한다는 사실 자체가 논란이 됐다. 쇄신을 강조하는 20대 신인 정치인에게 의전 차량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심지어 박 위원장이 먼저 당에 의전을 요구했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결국 실력으로 증명하는 길밖에는 없어 보인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비대위 출범 첫 회의에서 성폭력, 성비위,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함께, 여성과 청년 공천 확대 등을 강조하며 변화와 쇄신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