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캡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2일 방송에서 자극적인 내용으로 혐오를 조장하고 있는 '사이버 렉카'의 세계를 파헤쳐본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1인 미디어는 적지 않은 위력을 발휘했다. 유권자들은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대선 후보들의 뉴스를 다양한 시각으로 만날 수 있었고 그 곳에 댓글을 달거나 실시간 토론에 참여하며 콘텐츠를 소비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21년 2월 한 유튜버가 방송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가족은 사건 당시 초보 유튜버였던 최 씨가 자신을 비난했던 한 유튜버와 그를 따라 심한 비방 댓글을 올린 구독자들 때문에 몹시 괴로워했고, 그로 인해 라이브 방송 중 극단적 선택까지 한 것이라며 분노했다.
1년 뒤인 2022년, 이번엔 유명 유튜버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씨 역시 사망 직전까지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난의 화살은 구독자 120만 명의 유명 이슈 유튜버 B 씨에게 향했다. B씨가 A씨를 비방하며 이른바 저격하는 영상을 3차례나 올려 악성 댓글을 유도했다는 것. 유튜버 A씨의 사망을 안타까워한 사람들은 유튜버 B씨를 처벌해달라며 국민청원까지 올렸고, 일주일 만에 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튜버들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유튜브 생태계에 비방·비하·조롱 등이 난무하는 정글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일까?
기성 언론을 떠나 유튜브로 뉴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유튜브에는 각종 이슈를 재빠르게 짧은 영상으로 정리해 올리는 이른바 '이슈 유튜버'가 생겨났다. 이슈 유튜버는 저마다 개성 넘치는 입담과 흥미로운 영상으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이슈를 흥미롭게 정리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누구보다 앞서 영상을 업로드하려는 특성만이 강조되는 부정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이버 렉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캡처 '사이버 렉카'란 이슈나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려는 이슈 유튜버를 교통사고 현장에 누구보다도 빨리 출동하는 렉카에 비유해 만들어진 단어다. 이슈나 사건에 대해 깊은 취재나 사실 확인 없이, 빠르게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일에만 몰두하는 유튜버의 행태를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튜버 A씨의 죽음과 관련해 비난을 받는 유튜버 B씨도 '사이버 렉카'로 불리는 유튜버였다. 사이버 렉카, 그들의 정체는 누구이며, 그들의 행동은 어떤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까?
빠른 시간에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다보니 잘못된 정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사이버 렉카'들. 전문가들은 이보다 큰 문제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위해, 누군가를 먹잇감 삼는 도 넘은 인신공격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혐오의 감정을 증폭시켜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한편, 먹잇감이 된 사람들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와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것. 먹잇감의 대상은 연예인과 셀럽은 물론 유튜버나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먹잇감이 된 사람들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명예훼손을 한 유튜버에게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힘든데, 자극적인 콘텐츠에 영향 받은 대중들까지 비방, 비하는 물론 욕설의 댓글까지 올리면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토로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젠더·세대·계층 갈등을 이용해 혐오 장사를 하는 일부 이슈 유튜버와 사이버 렉카들. 그들은 '더 많은 조회수, 더 많은 구독자'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분란을 일으켜 관심을 끄는 '어그로 전쟁'을 서슴없이 벌이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이버 렉카-쩐과 혐오의 전쟁 편은 12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