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김선태 감독(오른쪽)과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 코치.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46)과 안현수(37·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 코치. 여기에 장비 담당, 트레이너 코치까지 한국인 코치진 4인방이 이끈 중국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선전했다.
물론 개최국에 유리한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지만 중국의 성과에는 한국인 코치진의 지도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선수들은 "한국인 코치진의 지도 속에 스피드가 빨라졌다"고 했고, 상하이 데일리 등 중국 매체들은 "선수들에게 손편지를 쓰는 김 감독의 따뜻한 소통과 다른 코치와 다르게 선수들을 잘 지도하기 위해 직접 스케이트를 타는 안 코치의 적극성이 금메달을 이끌었다"고 조명했다.
중국 대표팀과 계약이 마무리된 김 감독과 안 코치의 향후 거취도 관심을 모은다. 특히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감독이 공석인 상황이다.
김 감독은 이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지도력에 대한 인정을 받았다. 김 감독은 한국 대표팀 총감독을 맡아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이끌었다. 안 코치는 2006년 토리노, 2014년 소치올림픽 3관왕을 이룬 종목 최고 스타로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빙상계에는 김 감독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 모 인사가 대표팀 감독 영입 제안을 했다는 소문이 돈다. 또 중국 매체에서는 안현수가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김선태 전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과연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먼저 김 감독은 10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안현수 등 중국 대표팀에 있던 한국인 코치 3명과 지난달 17일 귀국했다"면서 중국과 계약이 만료된 사실을 밝혔다.
김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복귀에 대해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8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과도 시간을 보내겠다"면서 "또 쇼트트랙 장비와 전술 등에 대한 공부도 더 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 감독과 함께 귀국한 안현수 코치는 어떨까. 안 코치도 최근 딸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는 등 모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참가하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코치(오른쪽)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모습.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김 감독은 "안 코치와는 종종 연락하고 있지만 향후 계획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설이나 중국 대표팀과 계약 연장 등에 대해서도 "글쎄요… 당사자가 아니라 뭐라 얘기하기 그렇다"고 덧붙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는 김 감독 및 안 코치 영입설을 부인하고 있다. 연맹 김홍식 부회장은 CBS노컷뉴스에 "중국 매체에서 나온 보도를 봤다"면서 "연맹에서는 전혀 안 코치에 대해 연락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차기 감독 언급을 할 때도 아니라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감독 없이도 베이징올림픽을 잘 치렀다"면서 "또 오는 4월 세계선수권대회가 남았는데 현재 대표팀을 맡고 있는 지도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평창에 이어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지도력을 입증한 김선태 감독. 화려했던 선수 경력에 지도자로서도 첫 올림픽을 무난하게 치른 안현수 코치. 과연 세계 쇼트트랙에서 주목하는 이들의 거취가 어떤 결론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