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에릭센. 연합뉴스"에릭센이었으니까요."
지난 6일(한국시간) 열린 브렌트퍼드와 노리치 시티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브렌트퍼드가 1대0으로 앞선 전반 39분. 크리스티안 에릭센(브렌트퍼드)이 달려나가는 브랜던 윌리엄스(노리치 시티)를 잡아당겼다. 에릭센과 윌리엄스는 엉켜 넘어졌고, 윌리엄스는 에릭센의 멱살을 잡아채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이내 멱살을 풀었다. 대신 아래에 누워있는 에릭센을 웃으면서 꼭 안아줬다. 에릭센의 스토리를 알기 때문이다.
에릭센도 활짝 웃으면서 윌리엄스에게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다.
에릭센은 기적의 아이콘이다. 덴마크 대표로 출전한 지난해 유로 2020 핀란드전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이후 심장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고,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을 떠났다. 심장제세동기 삽입 선수의 출전을 금지하는 세리에A 규정 때문이었다. 이후 아약스 등 친정팀을 돌아다니면서 재기를 꿈꿨다. 지난 1월 브렌트퍼드와 계약하면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런 사연을 알기에 윌리엄스는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윌리엄스는 10일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뒤에서 나를 잡아당겼다. 공격 상황이었기에 정말 화가 났다"면서 "그런데 보니까 에릭센이었다. 화가 나서 밀치려 했는데 에릭센이라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에릭센이 겪은 일을 알기에 안아줘야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에릭센이 그라운드로 돌아온 것은 놀라운 일이다. 여전히 최고 수준의 선수다. 최고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