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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멀스멀 다가오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우리는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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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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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미국 증시에 이어 우리 증권시장과 외환시장도 위협했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91 포인트 비율로는 1.09% 떨어진 2622.40에 장을 마쳤다. 거래일을 기준으로 사흘 연속 떨어졌다.
 
코스닥은 33.98포인트 역시 비율로는 1.29% 내린 870.14로 장이 마감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급락한데 이어 코스피도 5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만 2817.38로 전 거래일보다 797.42 포인트 2.3% 빠진채 장이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2.95%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62%나 추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에너지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큰 이유다. 고유가로 인한 성장둔화에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즉 물가는 오른는데 성장은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서울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수입금지를 취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고 있고 실제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가 단행되면 유가는 20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후반을 치닫고 있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에 대한 원유수입 금지조치가 내려지면 국제유가는 더 오를 것이고 이렇게 되면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물가가 4%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
 
환율도 비상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어제보다 무려 9월 90전 오른 1237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넘긴 것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 2020년 5월 말 이후 1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의 팔자행렬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은 에너지와 원자재 등의 수입물가를 올리고 이는 다시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와 물가, 환율까지 이른바 신 3고 사태가 생기면서 일각에서는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정부가 전망한 올해 성장률 3%선이 무너져 2%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을 3.1%로 내다봤고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지난해 11월 전망한 3% 수준 성장전망을 유지했지만 이런 전망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이렇게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CBS노컷뉴스에 "물가가 피크를 찍더라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더라도 물가수준 만큼 인상할 수 없다면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스태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승원 NH증권 책임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를 가정하기 때문에 현재 국면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식견해이긴 하지만 시장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면서 "사실상 유가파동 상태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원유제재 상황을 선반영해 유가에 천연가스 가격까지 밀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경기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사실상 진행되는 중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으로 추가적인 경기악화가 진행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반면 한화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라면서 "우리의 경우 수출이 나쁘지 않고 방역기준이 더 완화될 것이기 때문에 소비도 증가할 수 밖에 없어 아직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논하기에는 좀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석길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성장률을 1%p 하향조정하고 인플레이션은 1%p 상향조정해 낮은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 조합으로 가까이 가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의 정의에 해당할 만큼 성장률이 하락할 것인지는 의문이며 현재로서는 올해 글로벌 성장률이 여전히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CBS노컷뉴스에 밝혔다.
 
관건은 미국이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라는 강수까지 꺼내 들 것이냐이다. 일단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감안해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는 안된다는 독일의 반대 때문에 아직까지는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교착상태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금지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묶는 대신 베네주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 경우 글로벌 시장에 나오는 원유의 양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이렇게 될 경우에는 러시아 제재의 여파가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런 낙관론은 한국은행의 판단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에 물가 오름세가 높긴 하지만 성장 흐름을 보면 수출 호조, 그 다음에 소비의 기조적인 회복 흐름에 힘입어서 금년은 물론이고 내년에도 잠재 수준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린다"며 스태그플레이션 논란 확대를 경계했다.
 
그러나 수출호조는 반도체 경기에 따른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조금씩 영향을 받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유럽의 스마트폰 시장이 20% 정도 수요가 감소했다는 카운터포인트의 보고서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수요감소가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견조성 역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행이 금통위를 열고 경제전망을 내놓은 당일인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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