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라고 규탄하며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우상호 총괄본부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우 본부장은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차분하게 대응하되 비상한 각오와 결의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현명하다. 지금까지 대선 진행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 선대위는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해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며 "당과 지지자들은 비상한 결의로 나서주길 호소한다. 우리에겐 아직 6일의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선거 흐름이 우리 후보 상승세로 돌고 윤 후보가 정체 상태로 있어서 마지막에 어떤 형태의 돌파구를 내지 않겠느냐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할 줄은 예상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TV토론이 끝나고 새벽에 만나서 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단일화는 지지자통합을 위해서 하는 건데 두 후보의 갈등과 협상 과정이 아름답지 않았다. 두 후보가 합의하면 지지층이 어떤 내용 합의하는지도 모르고 통합되나"라고 지적했다.
또 "두 후보는 단일화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일각에선 인사권을 공동행사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오늘 이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에게 밝힐 수 없는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어떤 자리를 어떻게 나누려 하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방식 과정도 없고 진행 과정에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막판에 두 후보가 만나서 합의 방식으로 끝냈다"며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그럼 (단일화가) 쇼였는지 이런 의문들이 기자회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효과는) 대단히 제한적이고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 본부장은 "안 후보의 지지층이 윤 후보에게 갈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공정한 과정 측면에서 어긋나고 (안 후보는) 윤 후보를 찍으면 1년 뒤 후회할 것이라고 한 사람 아닌가. 역풍이 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야권 단일화에 위기감을 느낀 진보진영이 결집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우 본부장은 "이 후보를 찍길 주저한 분들과 야권 단일화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중도, 부동층이 결집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차원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 관련 물밑 협상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정치개혁의 방안을 놓고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흐름을 만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물밑에서 자리 나눠먹기형 협상은 없었다"며 "최근 벌어진 단일화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말을 안 했기 때문에 윤-안 단일화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투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하며 각을 세웠다.
향후 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막판에 변수가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전략기조는 유효하다고 결론내렸다"며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이 후보라는 인물론을 기조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통합정부 구상에 차질을 빚는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동안 추진한 통합정부는 합리적 보수 인재까지 받고 주요 아젠다를 끌고 나간다는 것"이라며 "안 후보가 그 쪽으로 가기로 했으면 어쩔 수 없다. 여전히 통합할 대상은 많다"고 여유있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윤-안 공동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발표한 내용을 보니까 통합정부론, 미래가치 연대 등 전부 우리가 발표하고 주장했던 내용들을 그대로 발표했다"며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면서 가치는 우리 걸 다 베껴가는 느낌이어서 어이없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