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영화사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소니 픽쳐스, 워너브러더스 등 미국 대형 영화사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의 영화 개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하나인 월트디즈니컴퍼니가 가장 먼저 오는 10일(현지 시간) 개봉 예정이던 디즈니·픽사의 새 영화 '메이의 새빨간 비밀'(Turning Red)를 포함해 러시아에서 모든 영화 개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유 없는 침공과 비극적인 인도주의적 위기를 고려할 때, 러시아에서의 영화 개봉을 중단한다"며 "(비정부기구와 협력해) 난민들에게 긴급 원조 및 기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봉 재개 여부는 침공 상황 변화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다.
디즈니는 '메이의 새빨간 비밀'을 비롯해 오는 5월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밥스 버거: 더 무비' 등 영화 3편 개봉을 계획하고 있었다.
디즈니가 강경한 입장을 발표하자 워너브러더스와 소니 픽쳐스, 파라마운트 픽쳐스와 유니버설 역시 러시아에서 영화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워너브러더스는 이번 주 개봉 예정인 '더 배트맨'의 개봉은 물론 4월 14일 개봉 예정이던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개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장 체인들은 이미 21일 오전 대대적으로 '더 배트맨' 마케팅을 벌였으며, 이미 20만 달러(한화 약 2억4천만 원) 가량의 티켓이 팔린 상황이다.
외화 '더 배트맨' 포스터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포스터. 워너브러더스·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소니 역시 새로운 마블 히어로 '모비우스'를 포함해 러시아에서 계획 중인 모든 영화 개봉을 연기하기로 했다. 파라마운트는 산드라 블록과 채닝 테이텀 주연의 '로스트 시티'와 애니메이션 '수퍼 소닉 2'를 러시아에서 개봉하지 않는다.
소니 픽처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는 군사 행동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 그리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고려할 때 '모비우스' 개봉을 포함해 러시아에서 계획된 극장 개봉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 위기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영화 아카데미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 영화와 러시아 영화 산업에 대한 국제적인 보이콧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박스오피스에서 6억 100만 달러(한화 약 7241억 원)를 기록, 이는 전 세계 티켓 판매 금액인 214억 달러(한화 약 26조 원)의 약 2.8%를 차지한 주요 시장 중 하나다.
러시아 내에서도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올렉 베레진 러시아연방극장소유주협회 회장은 러시아 전쟁을 반대하며 사임했다.
베레진 회장은 "(러시아) 정부와 어떤 대화도 하고 싶지 않고, 정부를 지지하고 싶지도 않다"며 "나의 결정은 전쟁에 반대한다는 것을 표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