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혁명당 허경영 대선 후보가 22일 토론회에서 '박정희 지휘봉'을 꺼내들어 이목을 끌었다. 이날 그는 생방송 직전 지휘봉을 치워달라는 요구에 격앙된 모습을 보이며, 토론방송시간이 새벽시간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허 후보는 MBC에서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비초청 후보자 토론회에서 공약 발표 도중 지휘봉을 꺼내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내게 준 선물이다. 백금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허 후보는 토론회 시작 전 관계자가 지휘봉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 것을 제지하자 "이것은 내 소지품"이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방송 중 만지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허 후보는 방송 중에 지휘봉을 휘둘렀고 "(지휘봉에) 대통령 마크가 있고 1975년 5월 20일이라고 적혀있다"면서 "이걸 (박 전 대통령이) 왜 줬겠나. 대한민국을 바꿀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소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이었음을 밝혀온 허 후보가 '박정희 지휘봉'을 꺼낸 것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일 그는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도 강원지역 공약을 발표하면서 지휘봉을 꺼내들고 마찬가지 주장을 펼쳤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선 후보가 토론회 시작 전 지휘봉을 치워달라는 토론회 관계자에게 요청에 지휘봉을 휘두르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노컷브이 캡처허 후보는 토론회 관계자들에게 토론방송 시간이 왜 새벽시간이냐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방송이 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토론회 관계자들을 향해 "누가 (새벽)1시에 토론하라고 그랬어. 당신들 취침시간도 몰라"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허 후보는 "근로자법이 어떻게 돼 있어. 근로자들은 밤 1시에 근무하나. 나쁜놈의 OO들 같으니"라고 고함을 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또 "여야 후보는 밤 1시에 (토론)했나. 우리도 3억원 냈는데 이게 뭐야 잠도 못 자게"라고 재차 따져물으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토론회 방송 중에는 자신이 군소후보 토론회에 참여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허 후보는 "저는 대통령 예비후보 시절 두 달 전에 이미 지지율 5.7%에 도달한 사람"이라며 "제 지지율이 5%가 넘자 갑자기 언론에서 허경영을 배제하고 여론조사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중앙선관위의 횡포"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자를 향해서도 "군소후보에게도 토론할 기회를 달라"며 항의했다.
한편 허 후보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 출석해 4자 토론금지 가처분 및 재판부기피신청을 했다. 그는 지상파 3사를 상대로 4자 토론 방송을 금지해 달라며 법원에 두 차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