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野단일화에 서로 역선택 주장…답 없는 논쟁·사라진 명분 속 피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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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를 통한 야권단일화를 놓고 윤석열 후보 측과 안철수 후보 측은 각자 자신들이 역선택의 피해를 받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각자 중도확장성, 다자대결 지지율 등 근거를 대고 있지만, 역선택은 명확한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단일화 논의 진척 대신 피로감만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단일화 방법론을 놓고 야권에서 역선택 논쟁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두 후보 사이 지지율 격차를 고려할 때 역선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국민의당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서 오히려 안 후보가 역선택의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명확한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조사 뒤에도 실제 역선택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논쟁이고, 무엇보다 '정권교체' 외에는 명분도 없는 갈등이라 피로감만 키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야권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역선택'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를 선택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상대적으로 중도확장성이 높고, 호감도가 높은 안철수 후보가 강자이므로 여권 지지층이 윤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야권단일화를 가정한 양자대결 조사에서 '이 후보 대 윤 후보'의 격차보다 '이 후보 대 안 후보'의 격차가 큰 점도 그 근거다.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왼쪽부터) 이익선 전 미래한국당 대변인, 이용구 전 중앙대학교 총장,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이언주 전 국회의원, 임삼진 전 대통령 시민사회비서관이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3일만에 9천명의 서명이 국민의 뜻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왼쪽부터) 이익선 전 미래한국당 대변인, 이용구 전 중앙대학교 총장, 주대환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이언주 전 국회의원, 임삼진 전 대통령 시민사회비서관이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3일만에 9천명의 서명이 국민의 뜻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일 후보가 됐을 경우 역선택에 피해를 볼 사람은 안철수 후보지, 윤석열 후보가 아니다"라며 "단일 후보가 될 때 이재명 후보가 가장 불리한 후보는 확장성이 큰 안철수 후보이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가 혜택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다자대결 조사에서 윤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여권 지지층이 3위인 안철수 후보에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선택 방지조항 없이 전국민 대상 여론조사가 이뤄지면 실제 민심과 동떨어진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여권 지지층이 안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점도 근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이미 순위가 굳어져 있는데 별도로 여론조사를 해서 결정하자는 것은 순위 조작에 의해 금메달을 빼앗아가는 동계올림픽의 모습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어서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언급했다.
 
심지어 국민의힘에서는 역선택을 실체화된 위협으로 묘사하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했고, 김병민 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야권단일화에 선동이나 갈등조장행위가 벌어질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고 표현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하지만 역선택은 실체를 규명하기 매우 어렵고, 표심에도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일반론이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역선택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큰 변수가 될 것이라 보지 않는다"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개입하려는 일반인들은 매우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역선택 논쟁은 지지율 열세 속 마지막 뒤집기를 시도하는 안철수 후보 측과 여지를 허용할 수 없는 윤석열 후보 측이 밀고 당기는 여론전을 통해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 셈이다. 단일화 논의에서 기대됐던 명분과 지향은 실종됐다. 후보 단일화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1997년
김대중·김종필 후보 단일화 당시 '민주화 주도 세력과 근대화 주도 세력이 힘을 합쳐 실패한 정권을 교체하고 국민이 안심할 국정운영을 하겠다'고 합의한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더해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제안을 "고민해보겠다"고만 하고 추가적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어, 진척 없는 협상 국면의 피로감까지 우려된다. 야권 관계자는 "단일화 협상이 길어질수록 민주당만 좋아하는 일이 되는 것은 자명하다"며 "두 후보 모두 서로가 필요하고 결론은 두 사람이 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일단 만나보기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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