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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량 소방시설 방치에 대피 훈련 미실시…서울대 화재 '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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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올해 1월 서울대 화재 총 11건
화재대피훈련 참여율 27%, 2020년 상반기 훈련 미실시
조명희 의원 "지난달 서울대 화재,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

서울대 기숙사 화재. 관악소방서 제공서울대 기숙사 화재. 관악소방서 제공지난달 서울대학교 기숙사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당시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나온 가운데, 서울대가 평소 화재 안전 대비를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났다. 화재대피훈련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불량 소방시설을 그대로 방치하기도 했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대 학생생활관(기숙사)에서 진행된 총 7차례의 화재대피훈련의 평균 참여율은 27%에 그쳤다.

2020년도 상반기에는 화재대피훈련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공립학교 등 공공기관은 연 2회 이상 소방훈련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재대피훈련이 원격교육시스템 또는 유튜브 영상 시청 등으로 대체됐는데, 이마저도 참여율은 30%를 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불량 판정'을 받은 소방시설은 그대로 방치되기도 했다. 서울대는 당시 이뤄진 소방시설 기능점검에서 소화설비, 경보설비, 피난구조설비 등에 대해 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같은 해 12월 기능점검에서도 또 다시 지적됐다.

불량 소방시설의 문제점은 지난달 16일 서울대 기숙사 1층 비품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당시 여실히 불거졌다. 학생들은 "화재경보기와 대피유도등이 작동하지 않아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 "문자 공지는 화재 발생 신고 후 30분이나 지난 뒤에야 받을 수 있었다", "화재 대피 메뉴얼이라고는 '화재 시 대피 요령'이라며 제공된 보여주기식 포스터 한 장이 전부였다"라고 밝혔다.

당시 화재로 총 100여명이 현장에서 대피하고, 1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이송됐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이를 계기로 서울 시내 학교 기숙사 121곳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서울대의 경우 2017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1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조명희 의원은 "이번 화재 사건은 이전에 발생한 다수의 화재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화재대피훈련, 무방비한 시설 방치, 부실한 화재 대응 메뉴얼 등 서울대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화재안전점검은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교육부 역시 각별한 관리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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