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후보들의 2차 TV 토론이 열리는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다만 1차 토론 때 너무 '안전 지향적'이었다는 내부 비판이 나온 만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세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격차를 벌려야 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정제된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 중도표 잡기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최근 큰 논란이 된 '문재인 정부 대상 적폐청산 수사' 발언은 토론회에서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李 '경제 대통령'에 초점… 尹 향한 공세 나설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민주당은 이날 토론에서도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정책에 초점을 맞춰 경제 대통령 면모를 부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슬로건도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 정한 만큼 정책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1차 토론 이후 내부적으로 '너무 얌전했다'는 지적이 나왔던 만큼 일부 이슈에 있어선 적극적 공세에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1차 토론 이후 지지율이 요지부동인 데다, 지나치게 안전 지향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특정 이슈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윤 후보의 '집권시 전 정권 수사' 발언과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이 공격 포인트로 꼽힌다. 앞서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고,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해야죠"라고 답했다.
윤 후보가 전날 "제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 그런 면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저의 생각은 똑같다"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발언을 그대로 빌려 집권할 경우 측근을 요직에 앉히는 등 '검찰 공화국'을 꾸릴 것이라는 공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인 김씨에 대한 네거티브는 양당 후보가 공히 배우자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꺼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尹은 실언 신경 쓰며 중도 공략…'적폐수사' 발언은 뇌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후보는 정책 비전과 정제된 메시지로 중도층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1차 토론의 시청률이 무려 39%를 기록하며 각 진영의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음을 시사한 상황에서, 중도 표심에 집중할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도 부동층은 꾸준히 10% 대 중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중도를 넘어서서 통합에 더 방점이 찍혔다"라며 "이준석 대표가 말한 '호남 득표율 25%' 목표를 당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토론 부문에서도 자신감이 붙은 모양새다. 선대본부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에선 실현가능성과 지속가능성, 일관성이 중요하다"라며
"앞서 이재명 후보는 311만 호 주택 공급을 말했었는데, 막상 구체적으로 물어보니 '임기 내 할 것이 아니다'라고 후퇴하지 않았는가? 그런 약점을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또 이 후보를 앞선 여론조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메시지를 최대한 정제된 상태로 내보내 말 실수 등 실점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어차피 이번에도 1위 후보인 윤 후보에게 질문이 몰릴 것이고, 그에 잘 대응하는 것이 먼저"라며 "무리하게 발언할 필요가 없다. 정책도 국민이 듣고 싶어 하고, 원하는 말을 미리 파악해서 움직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편파판정 논란이 일었던 당시에도 이재명 후보와는 달리 비판 메시지를 바로 내지 않았는데, 내부적으로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윤 후보는 다음 날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으로서 특정 국가에 대한 반대 감정을 언급할 순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라고 이 후보를 겨냥하기만 했다.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윤 후보 역시 배우자에 대한 공세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당연히 검증해야 할 영역"이란 말이 있지만, "영부인을 뽑는 선거도 아니고, 김 씨 문제까지 언급하면 그야말로 진흙탕이 될 것", "이미 국민들이 판단을 내리고 있다"란 지적에 힘이 실린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