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얼음 속의 오륜' 조형물이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파격적이지만 전혀 이질적이지 않았던 행사,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화려하게 개막했다.
4일 오후 9시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회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오는 20일까지 베이징 하늘을 밝힐 성화가 타올랐다.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를 슬로건으로 정한 이번 대회에는 91개국 2900여 명이 출전한다. 오는 20일까지 17일 동안 7개 종목,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개회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차례로 소개돼 인사를 나누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한국 선수단은 71번째로 입장했다. 개최국 중국의 표기법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프로토콜에 따른 순서였다.
쇼트트랙 대표팀 곽윤기와 김아랑(이상 고양시청)은 남녀 기수로 나서 태극기를 들고 선수단을 이끌었다. 선수 11명, 임원 28명 등 총 39명의 대한민국 선수단은 태극기를 흔들며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개막식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7월 코로나19로 1년 연기돼 개막한 2020 도쿄하계올림픽 개회식보다 이목을 끌었다.
당시 일본은 대회가 연기되면서 총괄 감독 교체와 제작비 감소 등의 문제가 겹쳐 아쉬운 개회식을 여는 것에 그쳤다. 무관중 개회식도 침울한 분위기에 한몫을 했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화려한 불꽃이 터지고 있다.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를 슬로건으로 정한 이번 대회에는 91개국 2900여 명이 출전해 오는 20일까지 7개 종목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코로나19 속에 열린 두 번째 올림픽이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경기장의 약 절반에 가까운 좌석에는 관중이 들어차 올림픽 개막을 축하했다.
일본이 지나치게 자국 전통을 강조했다면 중국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 전 세계인이 공감할 요소를 내세웠다. 유명 클래식 곡에 맞춰 선수단이 입장한 것에 이어 올림픽기를 옮길 때는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음악으로 사용했다.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의 '이매진'도 행사 음악에 이용됐다.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 만큼, 불꽃놀이는 압권이었다. 캄캄한 베이징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불꽃은 대낮처럼 밝은 빛을 내며 대회를 축하했다. 오륜기 모양과 색상을 그대로 옮긴 불꽃은 화려함의 절정이었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
베일에 가려졌던 성화 봉송의 최종 점화자는 없었다. 각국의 이름을 새겨 놓은 눈꽃 모양의 조형물 가운데 꽂힌 성화는 와이어를 타고 공중으로 띄워졌다.
그토록 찾던 성화대도 없었다. 중국은 성화대에 점화하는 방식을 버리고 눈꽃 모양에 꽂힌, 성화 봉송에 사용했던 성화 그대로의 성화를 이번 올림픽의 공식 성화대로 채택했다.
의미를 담은 마지막 성화 행사를 끝으로 약 150분에 걸친 개회식은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각 국가 선수들은 5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