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사진공동취재단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신종 변이,
오미크론의 대유행과 관련해 '대응'단계 기준으로 내세운 '주간 일평균 7천 명'이 코앞에 닥쳤다.
전날 0시 기준 일일 확진자는 7630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보통 검사량이 적은 주말에는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틀째 7천 명대를 나타내며 뚜렷한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추세라면,
'주말 효과'가 사라지는 이번 주 수요일(26일)쯤 1만 명 가까운 신규환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은
오미크론 점유율이 이미 과반에 이른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4개 지역에서 '대응'단계가 본격 가동되는 날이기도 하다. 해당 지역들에서는
밀접접촉자,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 위주로 PCR(유전자 증폭) 검사가 실시된다. 특별한 검사요인은 없지만 자발적으로 확진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이들은 신속항원검사 또는 자가검사키트를 먼저 활용하게 된다.
금주 내 오미크론의 우세종화가 확실시된 상황에서, 대응 단계의 전국 확대는 시간문제다. 향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이 예고된 신속항원검사 등 대응단계에서 달라질 검사·치료체계를 정리했다.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Q. 기침·콧물 등 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싶은데, 이제 PCR 검사는 받을 수 없는 건가.A: 그렇지는 않다. 다만,
PCR 검사를 즉시 받을 수 있는지, 즉 '다른 과정(신속항원검사)을 거치지 않아도 되느냐'의 문제다.
'60세 이상'이 아니라면,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군에 내가 속하는지부터 체크해봐야 한다. 우선
보건소의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은 0순위에 해당된다.
이밖에
호흡기 전담클리닉 등의 진료과정에서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환자, 자가검사키트나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사람도 위험군에 들어간다.
이들은 모두 우선검사 필요군으로 인정돼 보건소와 임시선별검사소 등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곧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Q. 그럼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진단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A:
1차로는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를 시행하고,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게 된다. 음성인 경우에는 물론 PCR 검사를 추가로 받을 필요가 없다. 제한된 PCR 검사역량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30분 내로 검사 필요군을 먼저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외부기관은 △선별진료소 △호흡기 전담클리닉 등 크게 두 곳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임시선별검사소나 인근 보건소를 방문하면 검사키트를 제공받아 바로 신속검사를 할 수 있다. 각 선별진료소마다 PCR 검사와 구분되는 별도의 대기라인이 설치될 예정이다. 검사는 본인이 스스로 시행하고, 음성이 나오면 필요 시 음성확인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양성이 뜰 경우, 그 자리에서 PCR 검사를 연이어 받게 된다.
정부는 이같은 '이원화' 시스템으로 PCR 검사의 대기를 상당 부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증상 발현 이후 호흡기 전담클리닉을 방문한 이들은 의사 진료 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는다. 이 역시 양성으로 판정되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PCR 검사를 실시한다.
검사료는 무료지만, 진찰료(의원 기준 5000원)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가장 손쉽게는
약국에서 구매한 자가검사키트로 자택에서 직접 검사를 하는 방법도 있다. 정부는 집에서 한 자가검사 결과가 양성인 경우도 PCR 검사요건(선별진료소)이 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생산업체 직원이 서울 성동구 케이에스 한국고용정보 직원을 대상으로 시연해 보이고 있다. 박종민 기자Q. 신속항원검사는 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위(가짜)음성'이 떠 확산을 부를 위험성은 없을까. A: 실제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PCR 검사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위양성'이 나올 가능성도 꽤 있다는 뜻이다.
다만,
신속검사도 비(非)감염자를 가려내는 음성 판별은 99% 이상 정확하게 해낸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고위험군에 해당되지 않는 대상자들은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이 나올 경우 음성으로 '간주'하고, 양성일 때는 PCR 검사로 재검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미크론 대응단계의 가장 큰 목표는 '고위험군 관리'다. 정부는 검사 단계에서부터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신속 진단'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Q.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방역패스로 인정해 준다면서, 왜 집에서 키트로 한 검사는 제외하나. A:
검사과정의 객관성을 담보할 '제3자'가 없기 때문이다. 음성을 받은 검체가 본인의 것인지, 검체 채취는 정확하게 이뤄진 것인지 등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같은 이유로 선별진료소에서 하는 자가검사도 관리자의 현장 확인이 반드시 요구된다. 정부는 방역패스 발급을 위해 진료소를 방문한 경우, 꼭 관리자 감독 아래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다시 말해,
방역패스용(用) 검사결과를 원하는 이들은 관리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를 하거나 호흡기 전담클리닉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된다. 후자의 경우, 초진료의 30%인 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신속항원검사로 받은 음성 결과는 '24시간'까지 방역패스로 활용할 수 있다. PCR 검사(음성)의 유효기간은 종전대로 '48시간'이다.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코로나19 준중증·중등증병동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Q. 동네 병·의원이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보게 된다던데.A: 정부가 지정한 호흡기 전담클리닉들이 신속항원검사와 동시에 관련 진료에도 나서게 된다.
해당 의료기관들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된 경우, 병원들이 확진자들의 비대면 건강모니터링을 맡는다.
환자에게
영상검사 촬영이나 코로나 외 다른 질환 진료 등 외래진료 수요가 생겼을 때는 병원 외래진료센터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체계도 가동한다.
오는 26일부터 대응 단계로 전환되는 광주·전남·평택·안성 지역은 이같은 시스템이 적용된다.
다만,
동선 분리가 된 곳임을 감안해도 호흡기 클리닉의 인력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정부는 의료진이 N95·KF94 마스크와 같은 보호구 및 방호복을 어떻게 착용할 것인지 등의 매뉴얼을 의료계와 협의 중이다.
Q. 확진자의 격리기간은 얼마나 줄어드나. A: 정부는
향후 오미크론 유행으로 신규 환자가 1~2만까지 폭증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확진자들을 이전 방식대로 격리관리하는 행정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26일부터 중증환자가 아닌 확진자의 격리기간을 열흘에서 7일로 단축한다.
예방접종을 완료한 환자에 한해 7일이 지나면 바로 격리해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남은 사흘은 GPS(위치추적장치)가 탑재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없이 '자율적 관리'로 전환한다. 이는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오미크론 우세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일괄 적용된다.
Q. '대응' 단계는 언제쯤 전국으로 확대될까.A: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다. 정부는 지난 21일
"새로운 검사·치료 체계를 오미크론 우세지역에 시범 적용한 뒤, 확진자 발생 상황 등을 고려해 전국적으로 확대 추진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놨다. 절차적으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확정할 사안이라는 원칙도 덧붙였다.
광주·전남·평택·안성에서 개편된 검사체계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를 지켜보고, 전국 시행이 무리 없이 가능한지를 시험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하루 확진자가 '주간 일평균 7천 명'에 도달하면 대응 단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물리적 기준뿐 아니라 국민들의 수용성도 같이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설 연휴 전 오미크론 급증세가 본격화되면, 이동·모임 증가가 불가피한 내주를 그냥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