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차량 부수고 서울~부산 택시 무임승차…목적지는 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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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북한이탈주민, 출소 나흘 만에 '재물손괴' 범행
강원도서 차량 넉 대 부수고, 무일푼으로 서울~부산 택시 이용
택시의 마지막 목적지는 경찰서…범행 스스로 진술, 결국 구속

부산 사하경찰서. 박진홍 기자부산 사하경찰서. 박진홍 기자강원도 원주에서 주차 차량을 잇달아 부순 뒤 서울에서 부산까지 택시를 무임승차한 40대 북한이탈주민이 구속됐다.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경찰서 주차장으로 서울 번호판을 단 택시 한 대가 들어섰다.
 
택시에서 내린 손님 A(40대)씨는 경찰관에게 자신을 북한이탈주민이라고 소개하면서, "사하구 다대동에 사는 사촌 누나를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 보호 담당 경찰관들은 A씨를 돕기 위해 북한이탈주민 명단에 사촌 누나의 이름이 있는지 등을 조회했지만, 그런 인물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관들이 자초지종을 묻자, 돌연 A씨는 부산으로 오기까지 있었던 일을 스스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북한을 이탈해 제3국을 거쳐 지난 2014년 국내에 입국한 A씨는 각종 범죄 행각을 벌여 오다가, 절도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수년간 복역한 끝에 지난 13일 출소했다.
 
출소한 지 4일이 지난 17일, A씨는 강원도 태백에서 교도소에서 알게 된 지인을 만나기로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지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태백에서 원주로 이동해, 한 초등학교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을 향해 수차례 돌을 던졌다. A씨의 느닷없는 돌팔매질에 차량 4대 유리창 등이 파손됐고, 수리비 견적만 500만 원 가까이 발생했다.
 
이후 서울로 이동한 A씨는 18일 오전 용산역에서 택시에 올라 "부산역으로 가달라"고 말했다. 장거리 운행 끝에 부산역에 도착하자, A씨는 택시기사에게 "사하구 다대동에 사는 사촌 누나를 찾으러 가야 하는데 정확한 주소를 모르니 경찰서로 가자"고 말했다.
 
사하경찰서에 도착한 서울 택시의 미터기에는 요금 59만 원이 찍혔다. 하지만 A씨는 주머니에 현금도 카드도 없는, 그야말로 무일푼 상태였다.
 
면담 과정에서 원주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차량 파손 피해 신고와 범행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이 확보된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A씨를 그 자리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 혐의로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씨는 20일 결국 구속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을 부수고 요금 지불 능력 없이 택시를 탄 사실을 스스로 말한 데 더해, 가방을 훔친 사실도 있다고 추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하경찰서 관계자는 "체포 당시 소지하고 있던 가방도 훔친 거라고 말하지만, 어디서 훔쳤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라며 "경찰서를 스스로 찾아와 범행 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보면, 다시 교도소에 들어가고자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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