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를 방문, 법인스님으로부터 부국강병을 기원하는 발원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자당 소속 정청래 의원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불교계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지율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자칫 불교계와의 불화가 지속될 경우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6일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낙산사를 찾았다.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낙산사 방문은 취재기자단에게도 별도의 공지 없이 철저히 이 후보 개인 일정으로 진행됐고, 사후 공개됐다.
이 후보는 낙산사 부주지인 법인스님을 예방해 별도의 환담을 가지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치렀다는 법인스님과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호감을 이끌어냈고, '만사형통'의 의미를 담은 글귀를 받는 등 훈훈하게 마무리 환담 내용을 별도의 브리핑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15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방문하고 있다. 송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야산 해인사에 들었습니다. 부처님 전에 참배하고 참회했습니다"고 작성했다. 연합뉴스민주당의 불교계 민심 달래기에는 송영길 당대표 등 다수의 주요 인사들이 함께 동참하고 있다.
송 대표는 전날인 15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비공개 일정으로 1박 2일간 방문했다.
경남 김해을이 지역구인 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지난해 연말과 지난 3일, 13일 등 여러 차례 해인사를 방문했다. 13일에는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과 동행해 해인사의 민원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7일 이 후보의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정 전 총리의 측근 인사인 이원욱 의원 등과 함께 조계사를 찾아 원행스님을 예방한다.
불교계를 향한 이같은 전당적 움직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정 의원과 불교계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해인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가 '봉이 김선달'과 같다고 지적, 불교계와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정 의원 개인은 물론, 이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가 사과에 나섰지만 불교계는 정 의원 제명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조계종은 오는 21일 서울 조계사 앞에서 승려 5천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종교편향 규탄 승려대회'를 예고하는 등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위패를 모신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 보타전을 방문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송 대표가 방문한 해인사에서는 오는 21일 전국승려대회가 열린다.
서울에서 예정된 규탄대회에 이어, 전국승려대회 마저 자칫 '민주당이 불교계를 탄압하고 있다'는 식의 의견을 성토하는 장이 될 대선에 적지 않은 악영향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지지율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자칫 교계와 계속해서 갈등을 빚는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좋을 것이 없다"며 "이러한 행보들이 교계와의 갈등과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