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북한이 11일 오전 또다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쏴 올렸다. 문제는 이 미사일 속도가 마하10에 육박하고 비행거리도 700㎞를 넘는 등 엿새 전 발사한 뒤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했던 미사일보다 진일보한 무기체계로 보인다는 점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오늘 07시 27분쯤 북한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다"며 "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700km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km,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 5일 발사한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마하 6, 고도 50km 이하, 비행거리는 700km 이하로 탐지했다고 7일 밝혔었다. 그러면서 이 미사일 형태 등을 볼 때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가 아니라 기동형 전방체 또는 기동탄두 재진입체(MaRV)에 더 가깝다고 설명한 바 있다.
퍼싱 2 MRBM에 장착된 MaRV가 어떻게 표적을 향하는지 표현한 그래픽. 미 육군 제공
극초음속(hypersonic)은 음속(340m/s)의 5배, 즉 마하 5 이상을 뜻한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도 마하 5 이상 속도를 내는 일 자체는 흔하다. 하지만 극초음속을 내는 상태에서 활공하며 비행경로를 원활하게 바꿀 수 있어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극초음속 무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MaRV는 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에서 탄두가 분리된 뒤 자체적으로 기동해 표적을 향하는 방식으로 HGV와 비슷하긴 하지만, 탄착할 때까지 계속 극초음속을 유지할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마하 10이라는 최고속도가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가 중요하다. 구형 노동(화성-7형)도 발사 뒤 상승 과정에서 마하 9~10 정도 속도가 나온다. 무수단(화성-10형)은 같은 단계에서 마하 14를 기록한 적도 있다. 즉, 상승 또는 하강단계에서 마하 10을 내는 일 자체만으로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마하 10을 내는 상태에서 상하좌우 기동하며 활공하는 비행체 개발에 성공했다면, 우리 군 미사일 방어체계로 막기 쉽지 않다. 강대국들조차도 극초음속 무기 방어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엿새 만에 다시 발사한 1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북측 기정동 마을에서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합참은 "지난 1월 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발사체의 제원과 특성을 정밀 분석 중이고, 이번 발사체에 대해 탐지 및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고,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달 동안 북한은 미사일을 쏜 뒤 다음 날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 등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남한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미사일 또한 오는 12일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