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전경. 조시영 기자'아내와 딸이 숨져 있었다'고 신고한 40대 아버지가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으며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12부(재판장 노재호 부장판사)는 7일 살인과 자살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A(48)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어린 딸은 가장 믿었던 아버지의 손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고 아내의 자살을 막지 않고 도왔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는 하나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부모가 자식의 생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하고 그릇된 판단을 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어린 딸의 생명을 앗은 것을 평생 후회하며 살 것으로 보이는 점, 자신도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21년 6월 10일 밤 전남 나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고 있던 딸(8)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40대 아내가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하고 목숨을 끊는 것을 방조한 혐의도 받있다.
A씨는 사건 당시 "아내와 딸이 숨져 있다"고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내는 목을 맨 상태였고 딸은 침대에 누워 숨져 있었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일어나보니 두 사람이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수사기관은 이들 부부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과거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점 등을 토대로 부부가 공모해 딸을 숨지게 한 뒤 동반 자살을 기도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자신은 무관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A씨가 사건 전날 밤 컴퓨터로 작성한 유서에 딸과 함께 세상을 떠나고자 하는 의사를 피력한 점과 질식사한 딸의 몸에서 A씨의 유전자만 검출된 점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