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캡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회폭동사태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의회폭동 사태 1주기를 맞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특별 연설을 했다.
1년 전 미국에서는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8만여 명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무차별 난입, 폭력을 행사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지금도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있는 중이며 지금까지 725명을 기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태 1주기인 이날 25분간의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6차례나 거론했다.
트럼프 이름을 거명하는 대신 그를 '전 대통령'이라고 칭하면서 민주주의의 적으로 몰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그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 대한 거짓말의 거미줄을 만들고 퍼뜨렸다"며 "자신의 이익을 이 나라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게 봤다"고 직격했다.
이어 "미국 역사상 그 어떤 대통령도 하지 못한 선거 결과 승복을 거부했으며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막으려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가 "폭도들을 공격으로 내몰았다"며 "그는 백악관에 앉아 이 모든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며 경찰이 공격당하고 생명을 위협받고 의회가 포위돼도 몇 시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트럼프가 "선거 결과에 의심을 표하고, 수 개월간 거짓말을 해 왔다"며 트럼프의 3대 거짓말을 나열하기도 했다.
△미국의 반란은 실제로 선거일에 일어났다는 것 △2020년 대선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 △폭도들을 미국의 진정한 애국자로 칭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트럼프를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려고도 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단지 전 대통령이 아니라 패배한 전 대통령이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의해 700만표로 진 패배한 대통령"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집권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자제해왔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미국을 통합하겠다고 맹세해왔던 터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는 시종일관 트럼프를 겨냥하며 돌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오히려 트럼프의 위세가 살아있음을 역으로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 58%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시오스의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 40%는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초 이날 기자회견을 예정했지만 취소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별도의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늘 내 이름을 미국을 더 분열시키는 데 이용했다"며 "이 정치적 연극은 바이든 대통령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시선 돌리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