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내부 간판. 박종민 기자경찰 개혁에 따라 경찰 수사부서를 총괄 지휘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신설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출범 1년을 맞았다. 국수본은 그동안 서민경제 침해범죄, 각종 부패범죄, 마약·사이버도박·성폭력 등 악성 범죄 등과 관련 총 24만 237건을 적발, 19만 363명의 범죄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6일 국수본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보이스피싱, 사기, 강·절도 등 서민경제 침해범죄 △생활 폭력, 조직폭력배 범죄 △각종 부패범죄 △마약류 범죄 △사이버도박·성폭력범죄 등 악성 범죄에 대한 테마별 특별단속을 총 28회 실시했다.
그 결과 총 24만 237건을 적발했고, 19만 363명의 범죄자를 검거했으며 이중 8929명을 구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서민생활 침해범죄 검거가 18만 574건(검거 11만 3359명, 구속 54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대응 5만 1073건, 사회변화에 따른 신종 범죄 5661건, 사회 부조리·부패 범죄 검거 292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기범죄 피해금액은 총 7964억 원의 범죄수익을 보전했고, 이는 전년 대비 10.8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기승을 부리는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의 경우 대포통장·대포폰·중계기 등 4대 범행수단 총 5만 5953개를 단속했다. 범죄이용 전화번호는 16만 8873회선을, 미끼문자 발송은 5만 6418회선을 이용 중지했다. 아울러 범행 이용 IP주소 5162개, 카카오톡 계정 367개를 차단했다.
국수본은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전화금융사기 범죄의 발생 및 피해가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범죄조직원 검거는 17.1%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살인·강도·강간 등 5대 범죄 발생은 전년 대비 10.1% 감소했고 검거율은 77.3%로 나타났다. 주요 범죄인 성폭력은 2만 9030건, 가정폭력 4만 5706건, 아동·노인학대 1만 4477건을 검거해 처리했다.
지난해 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부동산투기사범에 대해서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를 운영해 총 6038명을 단속(구속 62명)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 연합뉴스한편 국수본 출범과 함께 시작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 받게 되면서지난해 46만 명이 피의자 신분에서 조기에 벗어났다고 국수본은 설명했다.
또 경미한 교통사고에 대해 불입건하는 지침을 마련해 연간 14만여 건의 경미사고를 낸 운전자들이 피의자가 되는 것을 방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검찰의 재수사요청 비율(3.5%)은 종전 재지휘 비율(5.4%)보다 약 1.9%p 감소했고, 보완수사요구 비율(10.9%)은 종전 재지휘 비율(4.6%)보다 6.3%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수본은 "경찰이 종결하는 사건의 수사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과·팀장 수사지휘를 강화하고 3중 심사체계를 갖춰 사건처리의 적절성을 중첩 검토하고 있으며, 그 결과 재수사요청 비율이 줄었다"며 "보완수사요구의 경우 (검찰이) '경찰에 요구함는 것이 원칙으로 변경됐고, 공소권자 역할에 더 충실한 결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국수본은 지난 1년 성과도 있었으나 더욱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 있었던 서울 중부 스토킹 살인사건 등 스토킹에 이어진 강력범죄나 사전 징후가 있었던 아동학대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점 등이다.
이에 국수본은 스토킹, 연인 간 시비, 이웃 간 생활 분쟁 등 관계성 범죄 중 폭력수반 사건에 대해서는 강력팀을 조기에 투입해 위험성을 판단하고 관서장이 직접 지휘하는 체계로 개편해 '골든타임'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수본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해 피해자 보호 중심으로 대응해 약자가 희생되는 일이 절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해 3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수본이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 등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특수, 인지수사 부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국수본 관계자는 "지난해 현직 국회의원 지자체장, 고위공직자 권력형 비리를 입증해 총 8명에 대해서 구속을 했다. 기대보다 성과가 좀 미진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선 동의하긴 어렵다"며 "특수수사 부분에 대해서도 노하우와 능력이 충분하다 생각하는데,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 신규 유능한 자원들을 뽑고, 기존의 자원들이 상향 업그레이드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수본은 올해 3월에 치르는 대통령선거, 6월에 치르는 지방선거의 선거 관련 범죄, 지난해부터 단속해온 부동산투기, 공공부문에서의 각종 비리·부조리도 지속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수사관들의 업무부담을 늘어남에 따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수본은 "1년을 보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아직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올해는 경찰수사에 대한 국민의 바람과 현장수사관들의 목소리를 더 깊이 받아들여 국민의 사랑을 받고 안전한 사회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