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단지. 권기수 기자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구지역의 아파트값은 전국은 물론 6대 광역시의 평균을 웃돌며 지난해에 이어 호황세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발표를 보면 올해 1월 대구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1.51%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인 1.14%는 물론 6대 광역시 평균 상승률인 1.47%보다 높았다.
여기에다 정부가 대도시권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2·4 공급대책'을 발표했지만, 대구의 아파트값을 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4월 기점으로 대구의 아파트 시장의 열기는 가라앉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 대구의 4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1098건으로 2천 선이 무너지는 등 이른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했고 미분양 주택도 897가구로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쌓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서는 5월 대구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대'로 떨어졌고 8월에는 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하로 내려가는 등 대구의 각종 주택 지표는 급속히 악화했다.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김대명 교수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인데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공급이 평균 이상으로 많았다"며 "그런 데다가 조정지역 지정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주택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 제공특히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누적된 아파트값 양극화도 한층 심화하면서 11월 아파트 매매 5분위 배율은 4.7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3년 4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6.35%가 올라 지난해(13.46%)에 이어 2년 연속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구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9.03%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전국 12위)
'매매가격 상승률은 꺾이고 거래는 뚝 끊기고, 미분양은 늘고', 대구의 아파트 시장의 조정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역 부동산업계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11월 입주 물량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공급 과잉 현상으로 조정을 받는 지역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며 "여기에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부담이 가중되면서 향후 아파트 시장은 조정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동산114R 제공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결과, 11월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07% 하락하면서 1년 6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대구를 비롯해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여기에다 내년 대구지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 780가구로 올해(1만 7130가구) 보다 3650가구 더 늘어날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R114 조사)
부동산R114의 조사에서 국민 2명 중 1명이 내년 상반기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올해 전망치와 비교하면 상승 응답은 줄고 하락 응답은 늘었다.
열기식은 대구 아파트 시장, 내년에도 침체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