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서울 SK를 우승으로 이끈 김민수. KBL 제공과거 '아르헨티나 특급'으로 불렸던 경희대 출신의 빅맨 김민수는 프로 데뷔 전 KBL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했던 아마추어 유망주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아르헨티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 김민수는 경희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6년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200cm이 넘는 큰 신장에 국내 선수 중 보기 힘든 수준의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내외곽 득점력을 두루 갖춰 한국 남자농구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 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서울 SK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국내 복귀를 결정하기 전까지 가장 유력한 1순위 후보였다.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받은 김민수는 단기간에 KBL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가 됐다. 김민수의 폭발적인 덩크 영상은 연일 스포츠 하일라이트를 장식했다.
그는 첫 시즌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역대 신인 선수 가운데 주희정, 김승현, 김주성에 이어 역대 4번째 영예였다. 그만큼 팬들에게 신선한 볼거리, 더 나아가 설렘을 주는 선수였다.
김민수는 프로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워낙 역동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골밑 몸싸움도 많이 하다보니 부상이 적잖았지만 2008-2009시즌부터 지난 2020-2021시즌까지 7차례나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에 기여했다.
SK 원 클럽맨 김민수는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KBL 제공김민수가 KBL 선수로서 남긴 여러 의미있는 가치 중 하나는 '원 클럽맨'이라는 타이틀이다.
김민수는 SK의 2010년대 황금기를 함께 한 주역이다. 더불어 SK가 KBL의 대표적인 인기 구단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선수다.
SK는 2010년대 초중반 '역대급'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를 앞세워 정상에 도전했다.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공격적이고 화려한 농구로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기간이다. 이때 김민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다양한 역할을 해내면서 팀에 기여했다.
오랫동안 김민수를 지켜봤던 전희철 SK 감독은 "(정통 빅맨이 아닌) 헤인즈를 많이 기용할 수 있게끔 김민수가 최부경과 더불어 수비를 전담해주면서 팀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나를 울렸다 웃겼다, 많이 했던 선수"라는 농담을 건넨 전희철 감독은 "SK에서 원 클럽맨으로서 열심히 잘 뛰어줬다"고 말했다.
'원 클럽맨'의 가치는 2017-2018시즌 김민수의 KBL 데뷔 후 처음이자 유일한 우승과 함께 더욱 빛을 발했다.
베테랑이 된 김민수는 팀의 핵심 전력은 아니었지만 원주 DB를 상대한 6차전 4쿼터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쳐 SK의 우승을 도왔다.
아마도 '원 클럽맨' 김민수에게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영광의 순간일 것이다.
13시즌 동안 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민수는 2020-2021시즌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SK는 1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전주 KCC와 홈 경기에서 김민수를 위한 은퇴식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