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내년 초에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정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6% 이상 올라갈까요?"지난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올려 '초저금리 시대'를 마감하자, 부동산 관련 카페에서는 '예비 대출자'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인해 주담대 금리가 연내 6%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와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도 시차를 두고 동반 상승해,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진다.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3.760~5.122%에 달했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1%로 올라서면서 조만간 주담대 금리가 최고 6%대를 앞두게 된 것이다.
한은의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기준금리가 8월 0.25%p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로 0.25%p 더 오르면 연간 가계 이자 부담은 2020년 말과 비교해 5조 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한국경제연구원도 25일 '기준금리 인상·물가 불안이 가계 대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한 실질 대출금리가 1.03%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연간 가계이자 부담액은 17조5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코로나 발발 이후 유동성 과잉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물가가 급등한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상황에 달려있겠지만 (내년 1분기)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상승이 소폭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된 점을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물가상승세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 하에서 기준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 "오히려 총량대출 규제가 이뤄지면서 예대금리 폭이 확대돼 대출금리는 이미 선상승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대출 수요와 규제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선 내년부터 더 강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대출 가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시작한다.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 기자회견에서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4~5% 이내로 더 강화해 제한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더 강화된 대출 규제를 하면서 추가적으로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또 연말에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점도 대출금리를 올리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