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를 구하려는 화물차들이 주유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독자 제공12년차 경력의 화물차 운전기사 조모(42)씨의 요즘 점심 메뉴는 맨 밥에 김, 김치가 전부다. 그마저도 차 안에서 앞 차 움직임을 살피며 허겁지겁 입 안으로 밀어넣는다.
요소수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일선 주유소에서는 요소수를 구할 수 없었다.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서 소량씩 입고되는데 기사들끼리 카톡과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요소수를 구한다.
"어제는 안산에서 부산 내려가는데 선산 휴게소에서 1시간 40분 기다려서 오후 6시쯤 요소수 구해서 갔어요. 오늘은 안성으로 올라가는데 가는 길에 또 줄 서야죠."
주유소 앞은 요소수를 구하려는 화물차들로 입구부터 줄이 어마어마하다. 조씨는 "어제 어떤 분은 4시간 30분 기다렸다가 결국 못 넣었다고 했다"며 "요소수 구하려고 잠도 못 자고 대기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관련 제보 동영상>
외교부가 중국산 요소수 가계약 물량 1만8700톤을 들여오겠다고 밝히면서 요소수 대란에 조금은 숨통이 트였지만 일선에서는 여전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장거리를 오가는 화물차의 경우 여러 군데에서 요소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북의 한 화물차 운전기사는 "서울에서 부산 왕복하면 요소수 20리터가 필요한데, 주유소 한 곳당 10리터, 5리터씩 주니까 하루에 두세 군데를 들러야 한다"며 "하루에 5,6시간도 못 자고 요소수를 구하러 다녀야 하니 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폭등한 요소수 가격도 부담이다. 화물차 운전기사 오모(43)씨는 "운반비는 그대로인데 요소수 가격이 두 배 넘게 오르니 운행을 안 하는 게 나은 상황"이라며 "주변에서 운행을 아예 안 나가는 기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파산하는 화물차 기사들이 늘어나면 요소수 수급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물류대란 피해가 지속될 수 있다"며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운행을 중단하게 되는 화물차 기사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