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연합뉴스SK하이닉스가 국내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29일 매그너스 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키파운드리 인수가 회사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앞으로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팹리스(Fabless)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키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력 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키파운드리의 모체는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로, 1999년 현대전자와 합병하면서 하이닉스반도체가 됐다. 이후 2004년 하이닉스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한 뒤 매그나칩반도체를 세워 해외 CVC에 매각했다.
키파운드리는 이 매그나칩에서 청주 파운드리 라인만 별도로 떼어낸 회사로, 지난해 국내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매그너스 반도체에 인수됐다.
SK하이닉스는 이 사모펀드에 49.76%를 출자했는데 이번에 이 펀드가 보유한 키파운드 지분 100%를 모두 인수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를 보유하고 있다. 시스템IC의 웨이퍼 처리량은 이번에 인수 계약을 체결한 키파운드리와 비슷한 규모로,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2배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2, 3위권 업체로 평가받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은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옵션을 두고 검토하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 대회'에서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며 "국내 설비 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SK하이닉스는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어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