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지지율 고공행진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색다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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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재명 후보 다음주 국감 끝난 뒤 문 대통령과의 만남 구체화될 듯
과거에는 신구 권력간 불편한 관계 속 당·세력 통합 위한 만남
이번에는 임기 말 지지율 높은 문 대통령과의 회동이란 점에서 차이
이 후보, 경선불복 논란 속 지지층 통합·민주당 후보 인정도 필요
대통령-與후보 만남은 野 단골 비판 소재…민주당도 과거엔 비판
정치 중립 외쳐온 문 대통령이 회동 받아들인 이유에도 관심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만남은 다음 주 경기도에 대한 국정 감사 직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은 후보 지명 직후 청와대에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청와대는 요청 사실을 공개하며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수용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윤창원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윤창원 기자

이재명 후보측 "대통령과의 만남 빠를수록 좋아"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얘기가 이 후보 측 의원들로부터 나오기도 한다. 다만 이 후보 측에서는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국정 감사 출석이 있는 오는 18일과 20일 이후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정과 관련된 일정도 있는 만큼 다음 주 이후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통령과 여당 후보의 만남은 임기 말 지지율이 떨어진 대통령과 차기 권력이란 '불편한 관계' 속에서 세력 통합을 위한 방편으로 시도됐다.

지난 2002년 4월 27일 김대중 대통령과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는 지명 이틀만에 만났다. 당시 '김대중 아들 비리 의혹'이 이는 가운데 노 후보는 김 전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이전 정권과 각을 세우는 것을 피했다.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 노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기존 민주당 세력과의 통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012년 8월 20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도 만남을 가져다. 박 후보 지명 13일만이었다. 민생 관련 논의가 명분이었지만 친이-친박계로 당내 계파 분열이 심각했던 가운데 대선 전 화합을 위한 자리였다. 상대적으로 '인기없던' 이 전 대통령을 박 후보가 만나주는 모양새도 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국정지지율 40%대의 '인기 있는' 임기말 대통령이란 점에서 다르다. 그만큼 이번에는 당 통합과 함께 이 후보에 대한 '인정'이 만남의 주요 목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와의 '경선 불복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지지자들 사이의 앙금이 남아있는 만큼,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이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통령에 대한 인정이 주 목적이었다면 이번 만남에선 문 대통령이 이 후보를 인정하고 통합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점에서 모양은 같으나 처한 상황은 정반대인 셈이다.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 적극적인 데는 과거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반면교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정 후보는 당시 노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 행보로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정 후보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한 터라 노 전 대통령과는 당적도 같지 않았다. 결국 정 후보는 대선에서 대패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 또 반복될까


대통령-여당 후보 만남에 대한 비판도 늘 반복되는 풍경이다. 이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 후보의 만남 때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선거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특정 정당 대선 후보의 정책과 공약사항을 들어주는 모양새"라며 "선거중립을 훼손한 자리"라고 비판했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도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 만남에 비판의 날을 새우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고, 홍준표 의원은 "특정 당 후보와 비밀 회동하는 것은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고, 또 진행 중인 대장동 비리를 공모해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찍이 선거중립을 외쳐온 문 대통령이 이처럼 논란이 뻔히 예상됨에도 이 후보와의 만남을 선뜻 받아들인 배경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민주당 예비 경선 첫 토론회 다음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 회복 등의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편집증에 가까울만큼 원칙을 중요시하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이 드러난 지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이 후보와의 만남은 그동안 문 대통령이 '민주당 정부'라고 외쳐온 데서 당과의 화합을 무엇보다 고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출신 한 여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과 정당 중심 정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청와대는 이번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간 만남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비치지 않도록 명분을 만드는 데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극복이나 현안과 정책 협의 등 당-청 간 협의의 모양새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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