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 초청작 '푸른 호수' 저스틴 전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제공'푸른 호수'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한국계 미국인 감독 겸 배우 저스틴 전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배우 윤여정과 한국 콘텐츠 인기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푸른 호수' 저스틴 전 감독이 12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애플TV '파친코'(Pachinko)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윤여정에 관해 "원더풀한 배우"라고 소감을 밝혔다.
저스틴 전 감독은 "최고다. 윤여정 선생님은 진정한 예술가라 생각한다. 정말 일을 사랑하고, 일을 중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며 "또 무언가 잘못됐다 생각하면 직설적으로 바로 이야기한다. 타협하려 하지 않고 바로 지적해서 고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내면은 굉장히 친절하고, 개방적이고, (마음이) 아주 넓다. 너무 큰 분"이라며 "같이 일하게 된 게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어머니 같고 자애롭고, 많이 가르쳐주셨다. (윤 선생님은) 항상 옳다.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내 이야기를 경청해주셨다"며 "같이 촬영한 경험을 항상 소중히 간직할 것 같다. 너무너무 원더풀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 초청작 '푸른 호수'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같은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 그리고 한국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까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가 사랑받는 이유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관해 저스틴 전 감독은 "한국 사람의 한(恨)과 정(情)의 정서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항상 인간 조건에 관해 생각한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의) 문화나 정치적인 걸 몰라도 괜찮다. 어떤 감정인지 이해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생충'을 보자.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사회 계층에 대해 알고 있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어떤 건지 알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다이내믹도 알고 있기에 동정심도 가질 수 있다"며 "싫어하면서도 또 죽도록 사랑하는 것, 같은 사람이기에 너무 싫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징글징글한 감정들이 모든 한국 영화에 들어 있는 것 같다. 기본적인 인간 감정이 다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전 감독은 "K-팝도 보면 마찬가지다.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를 보면 무대에서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것 같다"며 "또한 음악에도 인간적 감정이 드러나기에 전 세계적 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을 찾은 저스틴 전 감독의 영화 '푸른 호수'는 미국인도 한국인도 될 수 없는 한 남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뜨거운 분투를 그린 작품으로, 부산에 이어 13일 전국 극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