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 번진 '주술' 논란…2차 컷오프 앞두고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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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유승민, '王자' 이어 '정법' 논란…'삿대질‧언쟁' 진실 공방도
주술 논란에 '최순실' 소환 우려…본격 4강 앞서 후보 간 감정싸움
신규 당원 10만명 표심 변수…원희룡‧최재형‧황교안, 4위 싸움 주목

윤석열·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박종민 기자 윤석열·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박종민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 사이에 주술(呪術) 논란 관련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신규 당원 약 10만명이 참여하는 2차 컷오프 결과 공개를 앞두고 정책과 비전 경쟁 대신 감정 싸움만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 측은 7일 주술 논란 관련 신경전을 사흘째 이어갔다. 지난 5일 열린 6차 TV토론에서 유 전 의원이 주도권 토론 시간에 윤 전 총장에 질의한 부분이 발단이 됐다. 유 전 의원은 당시 윤 전 총장에게 '천공 스승', '지장 스님', 이병환씨, 노병한씨 등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해당 인사들이 역술인, 항문침 전문가, 관상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왕(王)자 논란에 휩싸인 윤 전 총장을 '주술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월 1일 5차 방송토론 장면. 오른소리 유튜브 영상 캡처10월 1일 5차 방송토론 장면. 오른소리 유튜브 영상 캡처앞서 3‧4‧5차 TV토론에서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왼쪽 손바닥에 '왕(王)자'를 적고 출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 측은 자택 인근에 사는 열성 지지자들이 격려 차원에서 적어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유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등 당내 경쟁후보들이 집중 공세를 가하면서 윤 전 총장은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일 TV토론 녹화가 끝난 후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을 찾아가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해당 질의와 관련된 언급을 했고, 언쟁과 삿대질이 오갔다는 소문이 돌았다. 양측은 출처가 불분명한 낭설이 떠돌자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다는 차원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논평을 냈지만, 이 또한 진실 공방으로 붙이 붙었다.
 
윤 전 총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가슴팍을 밀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단지 윤 전 총장이 "아까 말씀하신 분들 중에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 번 보시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고 유 전 의원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 전 의원이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고 했다.
 
이에 유 전 의원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토론회 직후 인사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에게 대뜸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있다"라며 삿대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법'은 토론에서 언급한 천공스승의 강의를 일컫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논평으로 부딪힌 이후에도 양측은 상대 캠프를 향해 '가짜뉴스 살포'를 중단하라고 비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와 별도로 항문침 전문가로 알려진 이병환씨와의 친분 관계를 두고 양측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윤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후 이에 대해 강의하는 천공스승. 해당 유튜브 캡처윤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후 이에 대해 강의하는 천공스승. 해당 유튜브 캡처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측의 입장이 엇갈린 데 대해선 "이미 우리 캠프에서 입장을 다 냈으니까 들어보시면 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자신이 '정법 유튜브'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천공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그런 거(유튜브)를 보면 다 알게 된다"며 "미신이나 점에 관련된 게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미신이나 점을 보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TV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부가가치세 증액', '중부담‧중복지' 등 주요 경제 정책을 두고 논박을 벌이며 당 안팎의 호평을 받았다. 때아닌 '주술 공방'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당내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의 전략에 윤 전 총장이 말려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무속신앙과 엮인 것으로 전해졌던 '최순실' 이슈가 자연스럽게 소환되며 윤 전 총장이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왕(王)자 논란에 이어 천공 스승이니 뭐니 하니 말이 나오면서 뭔가 묘한 미신과 윤 전 총장이 얽힌 듯한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며 "그냥 지나가면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문제를 공방을 벌이다보니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천공'이란 말만 나왔는데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정법'을 윤 전 총장이 먼저 꺼내들면서 약점을 잡혔다"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아무도 묻지 않은 'MB 아바타'를 언급하면서 위기를 맞았는데 일종의 그런 격"이라고 설명했다.
 
경선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 발표가 오는 8일로 예정된 가운데 당원 투표율이 모바일 투표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 진행된 당원선거인단 최종 투표율은 49.9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돌풍'이 불었던 지난 6월 전당대회 당시 최종 투표율(45.3%)보다 약 4%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2차 컷오프는 '당원 30%‧일반여론조사 70%' 방식이 적용되는데 전당대회 당시 기존 당원(약 28만명)에서 신규 당원이 10만명 가량 늘어 약 38만명의 당원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최종 투표율을 적용하면 약 19만명이 2차 컷오프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시작한 당원 배가 운동을 벌인 결과 2030 세대가 크게 늘면서, 2차 컷오프의 4강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돌풍의 주인공인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간 선두 싸움에 이어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황교안 전 대표의 4위 싸움도 신규 당원 표심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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