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2차 슈퍼위크를 앞두고 선두 이재명 경기지사와 2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 막판 지지층 결집 움직임이 치열해지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활용에 전념하고 있지만 대응 양태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호남서 한 숨 돌린 이재명…화천대유 의혹 무게 옮겨간 야권에 화력 집중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7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6부두 물류 시스템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주 민주당의 텃밭이자 최대 분수령으로 평가됐던 '호남 대전'에서 승리하며 한숨을 돌린 이 지사는 이른바 화천대유 사태가 보수야권 기득권층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했다.
이 지사는 27일 제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대장동 사건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자신을 문제 있는 인물로 몰아붙인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을 "적폐의 귀환", "국민들을 정말 바보로 아는 구태 정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후안무치한 도적 떼의 수괴"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지지층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이유가 윤 전 총장이 정의롭지 않은 "역반사체"임에도 정의로운 검사인 척을 했고, 어떻게든 정권 교체만 하고보자는 야권 지지층이 이런 이미지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라고도 비판했다.
최근 야권의 움직임을 국정농단을 통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할 구태 집단이 정의롭지 않은 후보와 만나서 펼쳐지고 있는 현상이라면서 보수정당과 야권 후보를 한꺼번에 저격한 것이다.
이런 야권에 대한 적극 대응은 이미 민주당 경선에서 과반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민주당 대표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호남에서도 대세를 확인한만큼 내부 경쟁보다는 본선 경쟁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경선 경쟁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이른바 PI(President Identity)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세를 형성한 만큼 내부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이 지사가 문제가 없는 후보라는 점과 리더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화천대유가 야권발 게이트임이 분명해진 만큼 강하게 야권을 비판함으로써 여권의 대표주자가 이 지사임을 자연스레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서 압승 못거둔 이낙연…이재명 '불안정' 강조하며 과반 저지에 총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진행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의 모습. 이한형 기자고향인 광주·전남에서 지역 경선 첫 1위를 차지했지만 확실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는 못한 이 전 대표는 화천대유 사건으로 문제제기된 관련 제도의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동시에, 아직 이 지사의 의혹 또한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끼리라고 치면 지금은 큰 그림 중 다리도 나오고 귀도 나오고 하는 상황이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코끼리 전체가 그려지지 않겠느냐"며 "기왕이면 안심할 수 있는 사람,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책임자와 함께 가시는 게 어떤가. 그 점에도 제가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아들의 화천대유 고액 퇴직금 수령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곽상도 의원. 연합뉴스CBS노컷뉴스의 단독 보도로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5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아직 이 지사에 대한 의혹이 전부 해명되지 않은 만큼 자신이 더 대선주자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과 달리 전북에서 이 지사에게 지면서 역전이 쉽지 않게 된 만큼 중도사퇴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질문을 바로 하시나. 미안하지 않느냐"고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 등 완주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 이어 김두관 의원까지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만큼 내용상 충돌하고 있는 특별당규 59조와 60조에 대한 문제제기를 다시 하면서 어떻게든 이 지사의 단독 과반을 막고 결선 투표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화천대유 논란의 무게가 야권으로 쏠린 것은 맞지만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에 비해 불안한 후보라는 점은 여전하다"며 "서로 충돌하고 있는 특별당규에 대한 문제제기를 비롯해 이 전 대표의 장점인 안정감과 본선경쟁력을 강조함으로써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