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최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누적 확진자가 200명이 넘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대해 정부가 선제적 방역관리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앞으로는 종합병원 종사자가 아닌 간병인, 상주보호자도 유전자 증폭(PCR) 검사 후 '음성' 확인서가 전산으로 등록돼야만 병원 출입을 할 수 있게 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는 의료기관의 방역관리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난 8월 말 대구의 한 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 주로 간병인과 방문자에 대한 방역관리 소홀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방역관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대구시 남구 소재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지난달 21일 간병인이 최초 확진된 이후 열흘 만에 100명을 넘어서는 추가확진자가 나왔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5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218명에 달하고, 이 중 병원 관련 환자만 16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돌파감염'에 해당하는 지표환자가 드나든 병동을 중심으로 입원환자, 의료진 등까지 추가전파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n차 전파'도 4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은 간병인 및 보호자에 대해 내부 출입 시 음성확인서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는 등 방역관리를 다소 부실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9월 들어 처음으로 2000명을 돌파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이한형 기자
정부는 우선 종합병원의 간병인, 상주보호자를 대상으로 전산등록 방식의 출입통제시스템을 즉각적으로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PCR 음성증명서를 개별적으로 시스템에 전산 등록한 이들만 병원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병원 측은 미등록자가 면회 및 병동 출입을 할 수 없도록 금지기능도 설정해야 한다.
상주보호자는 기존 지침대로 1인만 허용되며, 보호자를 교대할 경우 72시간 안에 PCR 음성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간병인 근무수칙, 면회객 관리 등 이같은 추가지침이 반영된 방역수칙 점검표를 모든 종합병원에 배포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달 중 해당 지침에 입각해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미비점을 개선토록 했다.
구체적으로 호흡기내과 병동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마스크 외 '안면보호구'를 추가로 착용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종합병원들은 원내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을 대비해 모의대응 훈련도 1회 이상 자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9월 들어 처음으로 2000명을 돌파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이한형 기자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의료진 등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도 독려한다. 기저질환으로 인해 접종이 어려운 입원환자는 퇴원 이후 외래방문을 할 때 접종을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박 반장은 "아직 의료인 중에서도 접종을 받지 않으신 분들이 많다. 접종에 더 적극 참여해 달라"며 "또 지자체와 함께 의료기관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 내 종사자, 환자, 보호자들도 항상 마스크 쓰기와 같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예방접종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함께 주기적 PCR 검사에도 협조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료인과 간병인, 환자 중 미접종자에 대해 관할 보건소와 협의, 자체 예방접종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내 코로나19 대응인력을 늘리는 지원사업도 연장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추경 예산을 통해 지난 6월부터 의료기관의 방역인력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복지부는 이달 중으로 신규 참여 및 인력 증원여부를 조사해 사업에 반영할 방침이다. 사업기간도 10월에서 올 연말까지 두 달 더 연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