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경선후보. 왼쪽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김두관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용진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내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지역경선이 4일 대전·충남에서 막을 올린다. 당원 수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이나 인구수가 많은 수도권에 비해 적지만 그간의 대선에서 쏠림 현상 없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특성 때문에 어느 후보에게 충청 당심이 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경북, 강원, 호남으로 이어지는 지역 표심 첫 바로미터
4일 대전·충남에 이어 5일 이어지는 세종·충북 지역 순회 경선은 다음주 대구·경북과 강원은 물론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대전·충남 지역의 경우, 온라인과 ARS로 투표에 참여하는 권리당원 수는 약 5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장 투표에 나서는 대의원 약 1000명에 비하면 월등히 많은 수다.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본경선에서 지역 대의원들은 비교적 해당 지역 의원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권리당원들은 도당, 지역위원회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를 뽑기에 당심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기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역별 대권 후보 적합도 등의 결과와 일치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에도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매 주말 이어지기 때문에 특정 지역 경선 표심은 다음 주에 열릴 지역 경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과거 대선 때도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 결과는 다음 주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주면서 후보간 합종연횡도 부추켰다.
특히 오는 12일 강원지역 경선과 더불어 뚜껑이 열리는 '1차 선거인단 투표'(1차 슈퍼위크)에는 이미 64만명 정도가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으로 등록해 투표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첫 순회 경선인 대전.충남 지역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재명측 "민심이 당심"…당원 맞춤형 전략으로 대세론 굳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창원 기자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가 이어지느냐, 아니면 다른 후보가 약진하느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20%대 후반의 지지율을 보이며 경쟁자들에 앞서 있는 모습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0%대 지지율로 이 지사를 추격하고 있지만 오차범위 밖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권리당원을 포함한 경선 선거인단이 186만명에 다다른 만큼 당심 또한 민심과 함께 이 지사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올해 내내 꾸준히 수위를 유지했고, 본경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예비경선 초반 '고구마' 전략과 '사이다' 전략을 오가며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입학 취소 처분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한편, 강성 지지층이 선호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내면서 당심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전망의 요소로 꼽고 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정도 기간 동안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꾸준히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대세론이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것"이라며 "이 지사 또한 직접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측 "이재명 불안감 여전"…충청 발판으로 안정감있는 후보 재부상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윤창원 기자반면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많기 때문에 본선 경쟁력은 낮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기본소득이나 기본주택 등 정책이나 형수 욕설 등 인성적인 부분은 물론, 2019년 공직선거법 재판 당시 이 지사를 도운 변호인단이 무료 내지는 매우 낮은 수임료로 재판에 참여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리스크가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경선 하루 전날인 3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수십 명의 호화 변호인단이 들어갔는데, 법조계 통념상 거액이 들어갈 것으로 확신한다. 부인할 수 없다"며 "빨리 이 부분이 설명되지 않으면 민주당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충청의 민심은 늘 도덕성을 중시해왔다. 혜안을 갖고 대한민국의 리더를 선택해오셨다"며 "제가 충청권을 다니며 충청의 밑바닥 민심은 이낙연을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캠프 내에서는 특정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주지 않은 충청지역의 특성상 단숨에 역전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여론 추이를 봤을 때 오차범위 이내 수준 또는 한자리수 수준의 격차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다음 지역 경선에서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간 충청 민심이 보다 점잖고 안정감을 주는 인물을 선택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발판만 마련이 된다면 이후 레이스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개속 3강 싸움…조직력이냐 선명성이냐 패기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윤창원 기자여론조사 상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크게 앞서 있는 만큼 3위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한 때 이 지사, 이 전 대표와 함께 '빅3'로 분류됐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은 최근 지지율 부침이 있지만 투표가 시작되면 다시 3강 구도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총리 특유의 전국적 네트워크가 다른 어느 후보보다 잘 조직돼 있다는 점이 자신감의 근거다.
다만 순회 경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직접 민심과 당심에 지지를 호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왼쪽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 윤창원 기자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은 평소 입장을 유지하며 대안 후보로서의 자신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에 이어 법무장관을 맡았던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 등 강성 지지층에 어필할 수 있는 강력한 개혁관을, 진보주의자인 박 의원은 선두권 주자들의 선심성이 짙은 공약 비판을, 지방분권주의자인 김 의원은 지방 활성화 공약과 적극적인 현안 대응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