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성 장자제의 주민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핵산검사를 받기 위해 개인정보를 등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한 달 전 난징공항에서 1명이 감염되면서 시작된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기세가 다시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한 코로나19 환자가 한때 세 자릿수를 넘긴 때도 있었지만 1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전날 통계를 보면 17일에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본토 확진자는 6명, 무증상감염자는 0명이었다.
10여 개 성에서 동시에 환자가 나오면서 재확산 우려가 컸던 중국에서 다시 코로나19가 감소세에 접어든 것은 강력한 예방과 통제, 처벌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감염자 숫자가 치솟기 시작하자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감염자가 나온 단지는 폐쇄식이라고 해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게 했다.
해당 시는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실시해 환자를 찾아냈다. 환자가 나온 행정단위의 당 간부와 공무원 등 관계자들은 엄하게 책임을 물어 해당 직위에서 쫓아냈다. 코로나 유행 이전에 한국인들도 많이 찾던 장자제(장가계)에서는 환자가 발생하자 관광객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결국 중국이 코로나19를 다시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은 주민들을 묶어두고 통제한 결과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불편이 컸지만 불만은 나오지 않고 있고 그러려니 하고 있다.
베이징에서도 이달 초 코로나 환자가 나오면서 환자가 발생한 주택단지와 환자가 다녀간 상점이 있는 빌딩 전체를 폐쇄하는 초강력 정책의 영향인지 더 이상의 환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의 전개에는 기승전결이 있게 마련이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는 기와 승이 함께 진행되는 느낌이다.
이러다 보니 40일에서 50일 정도면 코로나가 발생한 지역은 정상화된다. 지난해 베이징 신파디도매시장발 속규모 집단 감염 때도 그랬고 지난 연말 연초에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소규모 유행이 발생했을 때도 그랬다.
중국의 코로나 대응을 지켜보는 이방인의 마음은 양가적이다.
인구 30만 명이 넘고 교민들이 많이 사는 왕징에서 환자 1명이 나왔을 때다. 해당 단지에서 멀리 떨어진 기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관리가 힘든 출입문 한 곳을 폐쇄하고, 나머지 두 곳에는 보안요원을 배치해 건강큐알코드를 체크하고 체온을 재는 모습을 봤다. 14억 인구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겁이 많고 쫀쫀하다는 생각에 혈압이 상승하고 욕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교민들이 모여사는 베이징 왕징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명 나오자 해당 단지를 폐쇄하고 주민들에게 핵산검사를 받게 하는 모습. 교민 제공그러나 그런 노력 때문에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달하면 중국식 대처법이 적어도 코로나19 대응에는 효과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한국이 중국식 대처법에서 배울 것은 있을까? 없다. 환자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를 통째로 폐쇄할 엄두도 못 내고 폐쇄한다고 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따를 리도 만무하다.
환자가 발생한 지방에서 베이징에 오지 못하도록 베이징행 기차표를 팔지 않듯이 부산이나 대전 등에서 서울행 KTX표를 팔지 않았다가는 난리가 날 것이다.
중국은 중국, 한국은 한국일 뿐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받아들일 게 있으면 받아들이면 된다. 건강큐알코드는 참고할만하다고 해서 받아들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