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항일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78년만에 고국 땅에 묻혔다.
카자흐스탄에 묻혀 있던 홍 장군의 유해가 고국땅을 밟은지 사흘만인 18일 오전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유해가 안장됐다.
추념사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신다"며 "장군을 이곳에 모시며, 선열들이 꿈꾸던 대한민국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는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만든 '승리와 희망의 역사'"라며 "나라를 잃은 굴종과 설움을 씻고, 식민 지배에 억압받던 삼천만 민족에게 강렬한 자존심과 자주독립의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련 스탈린의 정책으로 홍 장군을 비롯한 동포들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강제이주된 이후에도 척박한 지역에서 처음으로 논농사를 시작하는 등 그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장군은 우리 민족 모두의 영웅이며, 자부심"이라며 "정부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장군의 묘역 관리 등 고려인 사회의 자부심이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며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조들의 고난을 뒤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밝히고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범도> 대하 서사시를 완결한 이동순 시인의 시구절을 인용한 문 대통령은 홍 장군의 귀환에 "어려운 시기,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위기극복에 함께하고 있는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장군이 고향 흙에 흘린 눈물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뜨거운 나라로 이끌어줄 것이다. 잘 오셨다. 부디 편히 쉬시라"고 추모했다.
이날 안장식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찾았던 특사단, 여야 정당 대표, 국방부 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홍범도함장 등이 참석했다.
안장식은 특사단에 포함됐던 배우 조진웅 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봉환 추진 영상 상영, 헌화·묵념, 홍범도 장군 일대기 영상 상연, 문 대통령 추모사, 추모 공연, 유해 하관 및 허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전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 홍범도 장군 묘역의 흙을 한국의 흙과 함께 허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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