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최종 후보가 선출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후보들 사이 갈등을 봉합해 '원팀 기조'를 되살려야한다는 주문까지 나오고 있다.
치열한 '명낙대전'…"향후 文대통령이 직접 앙금 풀어줘야"
13일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의 한 의원은 "
최종 후보가 정해지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후보 6명을 모두 청와대로 불러 직접 앙금을 풀어줘야 할 것 같다"며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 등으로 후보들이 받은 상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 민주당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각각 1·2등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과거 막말 논란을 비롯해 백제 발언, 음주운전 전력 등을 들춰냈고, 이 지사 측 역시 이 전 대표가 과거 총리·전남도지사 시절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무능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양상이다.
이재명(왼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3일에는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이 이재명 캠프 측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논란으로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윤리감찰단에 신고 조치됐다.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낙연 캠프 측에서 신고 취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사과가 우선"이라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여기에 최근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의 '경선불복'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유력 대권주자들 사이 신경전이 극에 치닫는 모양새다.
이낙연·정세균 캠프는 '조기 단일화' 문제로 내홍
네거티브 공방뿐만 아니라, 각 캠프에서 벌어지는 신경전도 향후 원팀 기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거론된다.
여론조사상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낙연 캠프 측의 '조기 단일화' 요구에 심기가 불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양기대 의원은 지난달 27일 전북도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낙연·정세균 대선 후보 간 단일화는 인위적으로 할 수 없고, 국민이나 지지자들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먼저 단일화 문제를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원팀' 협약식에서 짝을 나눠 '원팀'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윤창원 기자
이에 정 전 총리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좀 지나치게 얘기하면 좀 주제넘은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지적하며 향후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를 놓고 이낙연 캠프 내에서도 '우리가 경솔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낙연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
우리가 여론조사상 앞선 상황에서 먼저 단일화 얘기를 꺼내는 건 예의상으로나 시간상으로나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네거티브 휴전 선언' 이후 처음 열린 지난 11일 TV토론회에서 정책과 자질에 대한 송곳 검증이 이어지면서, 이전에 비해 상호비방 수위는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대권주자들이 10차례 이상 남은 본경선 TV토론회 등 향후 일정에서 흔들리는 원팀 기조를 회복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