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오른쪽)과 근대5종 대표팀 전웅태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은퇴 발표라고 하긴 조금 그렇고, 더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 올림픽을 끝낸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귀국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일정을 마친 김연경은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배구, 육상, 근대 5종 3개 종목 선수와 지도자, 본부 임원 등 60여명 함께 입국장에 들어섰다.
태극기를 들고 당당하게 게이트를 빠져나온 김연경은 기다려준 팬들을 향해 환한 웃음으로 인사했다.
김연경은 대한체육회에서 진행한 귀국 행사 후 취재진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무슨 말이 필요할까.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올림픽에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기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4강이라는 결과를 얻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은 김연경과 배구대표팀을을 찾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팬들은 선수단의 비행기가 도착하기 전부터 입국 게이트에 서서 고생한 배구대표팀을 기다렸다. 10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들의 관심을 언급했던 김연경도 수많은 인파를 보고 놀라워 했다.
많은 팬들을 본 소감에 대한 질문에 김연경은 "지금도 실감이 많이 안 나는 것 같다"며 "많은 분이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니까 또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 지금 여자배구가 좋은 모습 보여주면서 앞으로도 인기와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2012 런던 올림픽 4강,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 이어 2020 도쿄 올림픽 4강까지 책임진 김연경은 이제 태극 마크를 반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V-리그 흥국생명에서 활약했지만 오는 시즌은 중국리그 상하이로 무대를 옮길 예정이다.
김연경은 지난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이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
이후 일정에 대해 김연경은 "이번에 중국 리그에 가서 뛰게 됐는데 정확한 리그 일정이 안 나와서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휴식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쉬려고 한다. 그 이후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은퇴 발표라고 하긴 좀 그렇고 더 의논해야 할 부분이고 이야기를 더 해야 한다"며 "은퇴를 결정했다는 말을 단정 짓긴 어렵고 어느 정도 결정 난다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연경은 이번 올림픽을 마친 자신에게 몇 점을 주는지에 대한 질문에 "99점이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하나를 걸고 와야 했는데 못 걸고 와서 1점을 뺐다"면서 농담을 던졌다.
그는 "앞으로 계획은 전혀 모르고, 예상 못 하겠고, 답변을 못 드리겠다. 일단 중국리그를 잘하고 오겠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