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일본과 4강전에서 8회 극적인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이승엽. 노컷뉴스숙명의 한일전이 열리는 4일 도쿄올림픽 야구 4강전. 아시아 야구의 최대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결승행 티켓을 놓고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당시 일본은 고(故)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한국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특히 일본은 4강전에서 한국에 쓰라린 역전패를 안으며 결승행이 무산됐다.
13년이 지나 일본은 이번 4강전에서 한국에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선수로 참가했던 베이징올림픽의 쓰라린 기억의 아쉬움을 털겠다는 각오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4일 '사무라이 재팬 이나바 감독, 절대 "한국 타도!" 49세 생일 맹세'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나바 감독이 49세 생일을 맞은 3일 한국에 복수를 다짐했다는 내용이다.
데일리스포츠는 "이나바 감독이 결전을 하루 앞둔 3일 생일을 맞아 점심 식사 때 선수, 스태프로부터 축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나바 감독은 "아주 좋은 생일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선수단이 깜짝 파티를 열고 선물로는 승리를 기원하는 빨간 팬티를 전했다. 이에 이나바 감독은 "결승전에서 이기겠습니다"고 화답했고, 선수들의 영상 편지와 생일 축하 노래에 "조금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일본 야구 대표팀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오른쪽).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한국과 4강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나바 감독은 선수로 나섰던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에 당한 4강전 패배 기억에 대해 "내 안에서 특별하기는 하다"고 돌아봤다.
당시 일본은 선취점을 내는 등 2 대 0으로 앞서갔지만 한국에 역전패했다. 특히 2 대 2로 맞선 8회 이승엽이 일본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로부터 통렬한 결승 2점 홈런을 날리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이나바 감독으로서는 아픈 기억이다.
13년이 지나 이제는 사령탑으로 다시 올림픽 4강전에서 한국과 맞붙는 것. 이나바 감독은 "경기 중에 특별한 것은 하지 않는다"면서 "선수 전원이 결속하고 경기를 이기는 것을 생각할 것"이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데일리스포츠는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2경기를 끝내기로 이긴 뒤 2일 이스라엘에는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경계했다. 이나바 감독도 "한국 타자들도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